감동 음악 다큐멘터리 ‘바나나쏭의 기적’(연출 지혜원)이 오는 8일 개봉된다. ‘바나나쏭의 기적’은 열혈 성악가이면서 음악선교사인 김재창이 노래를 배워본 적 없는 인도 슬럼가 가족들과 함께 ‘바나나합창단’이란 이름으로 콘서트를 열기까지의 고군분투하는 과정을 그린 작품이다.
김 선교사는 곁에 있는 것조차 오염된다며 멸시받는 천민 출신 부모들을 모아 가족합창단을 꾸리기로 마음먹는다. 처음 연습실에 모인 이들은 타고난 음치 박치. 게다가 일하느라 바쁘다, 몸이 아프다는 등 이런저런 핑계로 결석이 잦다. 아이들에게 버럭 화를 내며 부모에게 당장 전화를 걸라는 김 선교사. 이렇게 무섭게 다그쳐 모은다고 합창이 될까.
영화에서 김 선교사는 아이들에게 ‘앵그리버드’로 불린다. 연습 때 결석하거나 제대로 노래를 부르지 않으면, 또 학교에서 공부하지 않으면 무섭게 혼을 낸다. 그러나 그에겐 울컥하게 만드는 반전의 모습이 있다. 음악을 이해하지 못하는 부모를 찾아가 설득하거나 눈높이 대화를 하며 우는 아이의 머리를 쓰다듬는 모습이 그렇다.
영화엔 김 선교사 말고 다양한 이야기가 등장한다. 힌두교 가정에서 자란 신두자가 부모에게 들킬까 봐 화장실에 몰래 숨어 기도를 드린다. 음악을 통해 서로에 대한 사랑과 인생에 대한 희망을 키워가는 메리와 마날리 모녀, 바나나합창단 단원이 된 후 가수의 꿈을 키우는 라훌은 이 영화의 또 다른 주인공들이다.
‘바나나쏭의 기적’은 세계 최고 권위를 자랑하는 암스테르담국제다큐멘터리영화제, 셰필드다큐페스티벌 등 유수 영화제에 동시 초청을 받았다. 개봉 전부터 해외 공영 방송사들에 선판매되기도 했다.
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
인도 슬럼가에 울려 퍼진 합창… 음악 다큐 ‘바나나쏭의 기적’ 내달 개봉
입력 2018-02-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