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신항 전면 ‘무인 자동화’… 3000명 대량 실직 오나

입력 2018-02-27 05:00
해양수산부가 항만 무인자동화를 추진 중인 부산신항만 전경. 부산항만공사 제공

해양수산부가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부산항 신항의 ‘무인자동화’를 추진하면서 근로자 3000여명의 대량 실직사태가 우려되고 있다.

26일 부산시와 부산항운노조 등에 따르면 해수부는 ‘부산항 메가포트 육성전략’에 따라 2021년 개장 예정인 부산신항의 2∼4단계 민자부두와 서컨테이너 부두의 무인자동화를 추진 중이다. 이들 부두에는 각각 3개 선석과 5개 선석이 있다. 선석은 선박이 접안할 수 있는 부두다.

현재 5개 터미널에 자동화를 추진 중인 신항의 장치장크레인은 이미 자동화된 상태다. 안벽크레인(컨테이너 크레인)과 야드트랙터(항만 내 트레일러)는 여전히 사람이 운전한다. 터미널 운영사들은 앞으로 추가 도입하는 장치장크레인도 모두 무인 자동화한다는 방침인 것으로 알려졌다.

항만 무인자동화는 네덜란드 로테르담항, 미국 롱비치항, 중국 칭다오항, 싱가포르항 등에서도 추진하는 등 세계적인 추세다. 비용을 줄이고 생산성을 높여 경쟁력을 갖추는 장점이 있지만 일자리 감소를 초래, 부산 신항에서만 3000개 이상의 일자리가 사라질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따라 부산항운노조는 지난해 전문기관에 ‘항만 4차 산업혁명시대 지능형 자동화터미널의 항만인력 대응방안’ 용역을 의뢰했다.

노조 관계자는 “신규개발 선석에서 무인자동화를 추진할 경우 신규터미널 인력 50%가 줄어들 가능성이 있다”며 “경쟁력만 앞세워 항만자동화를 밀어붙일 것이 아니라 근본적인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말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