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등래퍼2’, 경쟁보다 ‘10대들 이야기’ 전달이 목표

입력 2018-02-26 21:09 수정 2018-02-26 21:17
Mnet ‘고등래퍼2’의 멘토 군단과 진행자. 넉살 치타 산이 보이비 행주 그루비룸(박규정 이휘민) 딥플로우(왼쪽부터)가 지난 23일 열린 프로그램 제작발표회에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CJ E&M 제공

멘토·진행자 개입 줄여 최대한 개성 드러나게 배려
참가자 32명은 미리 선발 시즌1 때 같은 논란 최소화


고교 랩 대항전 Mnet ‘고등래퍼’가 돌아왔다. 지난해 방영한 시즌1은 참가자들의 과거 문제가 불거지면서 여러 논란을 낳았다. 지난 23일 첫 방영한 시즌2는 보다 다양한 10대의 목소리를 담아내고 건강한 10대 힙합 문화를 전파할 수 있을까.

경쟁보다는 ‘10대 문화’에 초점을 맞추자. 시즌2를 맡은 김태은 책임 프로듀서(CP)가 제시한 프로그램의 최대 특징이다. 김 CP는 최근 제작발표회에서 “10대의 꿈과 연애, 학교 급식, 수업 시간, 진로 등 다양한 이야기를 담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밝혔다. 기획 의도 때문인지 첫 방송 첫 장면부터 고민하는 10대의 목소리를 배치했다.

방송 중간 출연자들은 “랩만 잘해서 뽑힌 게 아니네요” “개성 강한 사람들이 되게 많더라고요” “지난해에 비해 다양한 캐릭터의 친구들이 많이 와서 재밌는 경쟁이 될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작은 쇼미더머니’가 되지 않게 10대 힙합 문화를 부각하는 데 초점을 맞췄다. 여기에 덧붙여 시즌1의 가장 큰 문제였던 출연자 논란 방지에 애썼다. 시즌1은 예선 격인 지역 대표 선발전을 거쳤다면 시즌2부터는 참가자 32명을 선발해놓고 시작했다. 집단을 최소화해 예선에서 일어날 수 있는 잡음을 줄이고 장점을 강조하겠다는 것이다.

김용범 Mnet 국장은 “Mnet 자체에서도 출연자 심의위원회를 신설해 논란이 생기면 기민하게 대응하려고 한다”며 “1∼3차에 거쳐 면담을 실시하고 과거 행적에서 여러 가지 문제가 있을 법한 참가자는 부모님과 통화를 나누기도 했다”라고 말했다.

‘고등래퍼’ 첫 방송에서는 참가자들이 학년별 ‘사이퍼’(여러 명이 비트에 맞춰 즉흥 랩을 주고받는 문화) 대결을 펼치는 장면이 주를 이뤘다. 멘토 군단이 빠지고 진행자의 개입을 줄여서 10대가 자유롭게 대결을 펼치고 서로 평가하도록 만든 것이다. 그러다 보니 출연자의 여러 개성이 드러나면서 현실감이 살아났다.

방송 후반부에는 취미가 명상이라고 밝힌 고2 김하온군이 사이퍼 대결 중 철학적인 내용의 랩을 선보이면서 기존 래퍼와 다른 개성을 뽐냈다. 10대가 할 수 있는 얘기를 전할 것인가, 아니면 욕설하고 자기 자랑하는 기성 래퍼를 답습하는 모습을 보여줄 것인가에 이 프로그램의 성패가 달렸다. 총 8부작으로 매주 금요일 밤 11시 방영.

권준협 기자 ga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