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는 항상 고립되는 것을 두려워해야 합니다. 소외 이웃을 섬기며 반드시 지역과 함께 호흡해야 합니다.”
25일 명성교회 집무실에서 만난 김홍선 목사는 목회 기조를 분명하게 밝혔다. 그가 처음부터 이런 생각을 가진 것은 아니다. 김 목사는 신학생 시절인 1978년 부총리 겸 통일원 장관 등을 지낸 한완상씨가 쓴 ‘저 낮은 곳을 향하여’를 읽고 생각이 바뀌었다고 했다.
“저는 목회자 역할이 성도들을 ‘저 높은 곳’ 즉 천국만을 바라보도록 인도하는 것이라 생각해 왔습니다. 하지만 예수님은 이 땅에 가장 낮은 곳으로 오셔서 소외된 대중과 동행하셨잖습니까. 그러면 우리도 따라야지요.”
첫 목회는 현 세종시의 양화리에서 시작했다. 작은 시골 교회였다. 그는 매일 산으로 들로 나갔다. 주민들에게 캔 음료를 건네며 애환 들어주기를 반복했다. 혹 교회 성도가 아니더라도 마을에 초상이 나면 상갓집에서 밤늦도록 자리를 지켰다.
가난한 이에게 물질적으로 많은 도움을 주지는 못했다. 하지만 소외된 이들에게 다가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공감하니 친구가 됐다. 김 목사에게 술주정을 하던 이가 교회 성도가 됐고 교회를 비판하던 이들도 어느새 하나님의 성실한 일꾼이 됐다. 교회를 떠나게 됐을 때 주민들은 무척 아쉬워하며 말렸다고 한다.
김 목사가 맡고 있는 직책을 보면 그가 목회 기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안산시 위탁복지관 운영이사장’ ‘기독교대한감리회 사회복지재단 이사’ ‘안산시 세월호 피해극복 대책협의회 공동위원장’ 등이다.
김 목사는 교회가 담임목사 혼자 이끌어가는 공동체가 아님을 늘 되새긴다. “담임목사의 목회철학이 아무리 훌륭해도 성도들이 공감하지 못한다면 교회는 건강해질 수 없습니다. 때문에 명성교회는 지속 가능한 섬김을 위해 단계를 밟아가며 성도들의 체질 개선에 힘썼습니다. 앞으로도 모으기보다 베푸는 데 힘쓰는 교회가 되도록 성도들과 노력하겠습니다.”
안산=이사야 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소외된 대중과 동행하신 예수님 따라야… 모으기보다 베푸는 데 힘쓰는 교회될 것”
입력 2018-02-27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