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방카 트럼프 미국 백악관 선임고문은 25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스타디움에서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이 끝난 뒤 K팝 그룹 엑소(EXO)를 만나 “우리 아이들이 당신들의 팬”이라며 “이렇게 만나 정말 놀랍다”고 말했다.
이방카는 폐회식 직후 문재인 대통령에게 직접 요청해 공연에 참여한 엑소와 씨엘을 올림픽스타디움 4층 접견실에서 따로 만났다. 문 대통령 내외도 함께했다. 엑소는 이방카에게 “우리가 미국에서 공연을 곧 하는데 (아이들을) 초대하고 싶다”고 답했다. 향초와 방향제, 차(茶) 등 아이들을 위한 선물도 이방카에게 건넸다. 이방카는 “공연을 언제 하느냐”며 관심을 표했다고 한다.
이방카는 이날 올림픽스타디움 귀빈 관람석에서 문 대통령 내외 왼쪽에 앉아 폐회식을 관람했다. 문 대통령은 폐회식이 시작된 오후 8시쯤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과 함께 관람석에 동반 입장한 뒤 내외빈과 차례로 악수했다.
60여명이 앉을 수 있는 관람석의 맨 앞줄에 문 대통령 내외, 이방카, 류옌둥(劉延東) 중국 국무원 부총리, 정세균 국회의장, 이희범 평창조직위원장 순으로 나란히 앉았다. 문 대통령 뒷줄에는 빈센트 브룩스 주한미군사령관, 이진성 헌법재판소장, 김영철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자리했다. 이진성 소장을 사이에 두고 정복 차림의 주한미군사령관과 북한 통일전선부장이 대치한 셈이다. 문 대통령과 김영철은 남북 단일팀이 태극기, 인공기, 한반도기를 흔들며 입장하자 일어나서 손을 흔들었다. 애국가가 울려 퍼질 때는 김영철도 지난 9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이 개회식 때 그랬던 것처럼 자리에서 일어났다.
이방카는 폐회식 내내 웃는 낯이었으나 김영철에게는 눈길도 주지 않았다. 악수나 인사도 없었다. 김영철은 폐회식 종료 전인 오후 9시55분쯤 먼저 자리를 떴다.
지난 9일 개회식 때도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문 대통령 내외 뒤편에 착석했다.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 내외는 문 대통령 부부 바로 옆자리에 앉았지만 북한 대표단과 접촉하지 않았다.
문동성 기자 theMoon@kmib.co.kr
‘평창 이후’ 겨냥 한자리 앉은 南·北·美·中
입력 2018-02-25 23:2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