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과 평창서 비공개 면담, 남북관계 광범위한 확대도 공감
북핵 언급 없어 원론적 논의 관측… 김영철 ‘천안함’ 질문에 묵묵부답
문재인 대통령은 25일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참가를 위해 방남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비공개로 면담했다. 북한 대표단은 면담에서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은 오후 5시부터 강원도 평창 모처에서 김영철 노동당 중앙위원회 부위원장 겸 통일전선부장이 이끄는 대표단과 1시간 동안 면담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 개선과 한반도 문제의 본질적 해결을 위해서라도 북·미 대화가 조속히 열려야 한다”고 주문했다. 북한 대표단은 이에 “북·미 대화를 할 충분한 용의가 있다”며 “남북 관계와 북·미 관계가 같이 발전해야 한다는 데 공감한다”고 말했다고 김의겸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관계도 광범위하게 확대되고 진전이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고, 북한 대표단은 “김정은 국무위원장(노동당 위원장)도 같은 의지를 지니고 있다”고 화답했다. 다만 청와대 관계자는 “김영철은 면담에서 비핵화 문제에 대한 언급은 하지 않았다”며 “원론적 입장에서 논의가 오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 단일팀과 남북 공동입장이 세계인들에게 감동을 줬다”며 사의를 표하고, 북한의 참가로 평창올림픽이 안전하게 치러졌다고 평가했다. 면담에는 정의용 청와대 안보실장과 서훈 국가정보원장이 배석했다. 북한 대표단은 2박3일 체류 기간 중 남북 간 현안을 놓고 국정원 통일부 등 관계 부처와 릴레이 회담을 가질 예정이다.
앞서 김영철과 이선권 조국평화통일위원회 위원장, 지원인력 등 8명으로 구성된 북한 대표단은 오전 9시49분 군사분계선(MDL)을 넘어 오전 9시53분쯤 경기도 파주 도라산 남북출입사무소(CIQ)에 도착했다.
천안함 폭침의 배후로 지목돼 온 김영철은 천안함 관련 입장을 묻는 기자들 질문에 침묵으로 일관했다. 김영철은 남북출입사무소 등에서 취재진으로부터 ‘천안함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질문을 받았지만, 시종일관 굳은 표정으로 아무런 대답도 하지 않았다.
지원인력에는 대미 관계를 담당하는 최강일 외무성 부국장과 통역관,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방남 당시 수행했던 김성혜 통일전선부 통전책략실장, 이현 통일전선부 참사 등이 포함됐다. 이들은 오전 자유한국당 의원 등이 점거 농성을 벌이던 통일대교를 피해 군사용 교량인 전진교를 통해 남쪽으로 향했다.
평창올림픽에 참가한 북한 선수단과 응원단 등 299명은 26일 낮 경의선 육로를 통해 돌아간다. 김영철 등 북한 고위급 대표단은 27일 귀환한다.
강준구 조성은 기자, 도라산=공동취재단
사진=윤성호 기자
北 김영철 “北·美 대화 용의있다”
입력 2018-02-25 18:28 수정 2018-02-25 23:3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