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괄 부과 땐 국내 철강 업계, ‘53% 폭탄’ 상황은 피할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모든 수입 철강에 24%의 관세를 일률적으로 부과하는 안을 선호한다는 보도가 나왔다.
블룸버그 통신은 23일(현지시간) 트럼프 대통령이 수입 철강에 대해 똑같이 24%의 관세를 부과하고 싶다는 뜻을 측근에게 전했다고 보도했다. 앞서 미 상무부는 한국을 비롯해 중국 등 12개국에 53%의 관세 부과, 모든 국가에 대한 24% 관세 부과, 국가별 미국 수출 철강액을 지난해의 63%로 제한하는 세 가지 규제 방안을 제시했다.
한국은 미국 동맹국 중 유일하게 고율의 관세가 부과되는 리스트에 포함돼 양국 간 통상 이슈를 둘러싼 긴장이 고조돼 왔다. 모든 나라에 일률적으로 24%의 관세가 부과될 경우 국내 철강 업계는 최악의 상황은 피하게 된다.
철강 수입 규제에 대한 미국 내 반발 여론도 커지고 있다. 미국 CNBC 보도에 따르면 미국 내 자유무역을 옹호하는 단체들은 수입 철강 등에 대해 관세를 부과해선 안 된다는 내용의 공개 서한을 트럼프 대통령에게 발송했다. 미국입법교류협회 등 6개 단체는 “수입 제한의 근거가 미약하고, 미국의 일자리를 보호하기보다 막대한 타격을 줄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한편 미국과 중국의 대(對)한국 보호무역 조치에서 수입 규제나 비관세 장벽은 더욱 늘어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현대경제연구원은 25일 보고서에서 미국의 수입 규제는 2008∼2012년 2건에서 2013∼2017년 22건으로 11배 늘었다고 밝혔다. 중국 역시 같은 기간 3건에서 7건으로 2.3배 증가했다. 특히 미국은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한 첫해인 지난해에만 8건의 수입 규제를 쏟아내며 한국을 압박하고 있다.
김현길 기자 hgkim@kmib.co.kr
“트럼프, 철강 관세 각국에 똑같이 24% 부과 원해”
입력 2018-02-26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