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창식(사진) 서울 중구청장은 2008년 서울시 행정2부시장으로 퇴임한 공직 출신 구청장이다. 30년 넘는 공직 생활은 법과 원칙에 근거한 일관성 있는 정책이 현장에서 어떻게 힘을 발하는지를 확인한 시간이었다. 민선 5·6기 임기 동안 그가 선출직 공무원들이 꺼려하는 숙원 사업들을 척척 해결해낸 비결이기도 하다. 최 구청장은 지난 21일 인터뷰에서 “선거만 생각하면 정책을 추진하는데 흔들리지만 주민들을 생각하면 원칙을 지킬 수 있다”고 말했다.
대표적인 게 명동과 남대문시장의 노점 실명제다. 노점상들이 낙선운동까지 나설 정도로 손을 대기 어려운 과제였다. 중구는 노점 상인들에게 2개 이상 노점을 할 수 없도록 하고 주어진 규격에 맞춰 영업하도록 했다. 불법건축물, 짝퉁 명품거래 등 단속 업무도 일관되게 추진했다. 최 구청장은 “화재나 보행 등 주민 안전과 직결되기 때문에 자치단체장이 해야 한다는 생각으로 일관성 있게 추진했다”고 말했다. 물리력을 동원하거나 강제 집행 없이 현장 소통으로 이뤄낸 결과였다.
최 구청장의 이력만 보면 ‘하드웨어 행정가’다. 서울시에서 청계천 복원, 뉴타운 조성, 지하철 건설 등 굵직한 도시계획사업을 추진했다. 하지만 구청장이 된 후 그는 공간에 가치를 불어넣는 소프트웨어 행정을 더했다. 서울을 찾는 외국인 관광객이 쇼핑만 하다 돌아가지 않도록 ‘1동 1명소’ 사업을 통해 각 동에 숨은 이야기를 발굴했다. 필동 서애길 ‘서애 대학문화거리 조성 사업’이나 아시아 최초로 성지순례길로 선포될 예정인 ‘서소문역사공원’ 등이 그것이다.
대다수 구청장들이 ‘현장 소통’을 강조하지만 중구가 특별한 이유는 현장투어 ‘공감톡톡’을 정례화 했다는 것이다. 2011년부터 관내 15개동을 순회하며 1년에 두 차례씩 주민들과 만난다. 젊은 직원들과의 대화에서 보육 아이디어를 얻기도 했다. ‘중구형 온아이 돌봄센터’가 바로 그것이다. 아침 7시30분부터 밤 9시까지 보육 공백이 없도록 돌보는 수요자 중심의 보육 서비스다.
최 구청장은 6월 지방선거에서 민선 7기에 도전한다. 그는 “지금 하는 사업들은 ‘골목문화 창조사업’처럼 소프트웨어 관련 사업이 많다”며 “구청장 의지가 중요한 사업들인 만큼 다음 임기까지 연속성 있게 마무리하겠다”고 말했다.
김유나 기자 spring@kmib.co.kr
[신년 초대석-최창식 서울 중구청장] “선거보다 주민 우선시하면 흔들림 없는 정책 추진 가능”
입력 2018-02-25 22:05 수정 2018-02-26 13: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