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양평군 국수교회(김일현 목사) 예배당은 여타 교회와 달리 둥근 형태를 띠고 있다. 예배당 가장자리엔 계단식 회중석이 마련돼 있고 중심엔 낮은 연단이 자리 잡고 있다. 연단을 중심으로 둥글게 둘러앉는 구조로, 어느 방향에 앉아도 설교자와 성도를 한눈에 볼 수 있다. 이러한 구조는 ‘회중석의 성도 역시 집례자인 목회자와 동일한 예배의 주체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지난 22일 서울 성동구 성락성결교회에서 열린 ‘교회 갱신을 위한 예배 콜로키움’ 4차 행사 주강사로 나선 김일현 목사는 예배당 제작 의도와 예배 특성에 대해 설명했다. 김 목사는 “예배는 성도와 목회자가 함께 만드는 것”이라며 “예배의 중요한 구성원인 성도들의 참여를 극대화할 수 있는 구조로 교회 공간을 지었다”고 덧붙였다.
김 목사는 성도의 예배 참여를 독려하기 위해 예배 구조 또한 조정했다. 예배에 찬양과 연주 순서를 늘리고 찬양대나 오케스트라단, 몸 찬양팀 등 찬양팀을 여럿 꾸렸다. 이를 통해 전 교인이 찬양으로 예배에 동참토록 이끌었다.
아울러 주일 공예배를 온 세대가 참여하는 ‘세대통합예배’로 드리면서 교회와 공동체 전통이 다음세대에 자연스레 전수될 수 있도록 했다. 반면 마이크와 스피커 음향은 최소화한다. 성도가 찬양소리를 들으며 예배의 감격을 누릴 수 있도록 돕기 위해서다.
서울 용산구의 청파교회(김기석 목사)는 아날로그 방식으로 예배를 진행한다. 이 역시 성도의 참여를 높이기 위한 목적이다. 김기석 목사는 “예배 때 성경말씀을 보여주는 스크린과 프로젝터를 사용하지 않는다”며 “급변하는 현대에서는 오히려 전통적 가치를 고수할 때 은혜를 받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또 예배 중간중간 침묵의 시간, 공동기도, 참회의 침묵기도, 복음서 봉독 등 신앙을 직접 고백할 수 있는 순서를 마련했다. 성도의 능동적 참여를 위해서다. 리듬이 짧고 단순한 프랑스 테제공동체 찬양을 예배 순서에 넣는 것도 눈길을 끈다. 회중이 주변 성도의 목소리를 들으며 차분하게 신앙을 고백할 수 있도록 돕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대표 기도자가 회중이 아닌 십자가를 향해 기도하는 것, 성찬식 때 포도주와 빵을 직접 받는 것도 성도가 몸으로 예배를 경험토록 이끄는 방식 중 하나다.
김 목사는 “성도는 관객이 아니라 ‘예배드리는 사람’”이라며 “이를 위해선 몸을 사용해 오감으로 신앙 고백을 할 수 있도록 예배를 구성하는 게 효과적”이라고 말했다.
양민경 기자 grieg@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
“성도는 예배의 관객 아닌 예배드리는 주체”
입력 2018-02-26 0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