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 경비한 서울경찰기마대

입력 2018-02-25 18:26

평창 동계올림픽 폐회식을 하루 앞둔 24일 평창올림픽스타디움 앞에 정복 차림을 한 경찰들이 말 6필에 나눠 타고 나타났다(사진). 말들은 경찰 문양이 담긴 머리띠와 노란 끈으로 치장하고 한 방향으로 천천히 나아가거나 나란히 멈춰 섰다. 시민들은 이 모습을 탄성을 지르며 지켜보거나 카메라에 담았다.

서울경찰기마대 소속 말과 기수인 이들은 평창올림픽 폐회식을 앞두고 24∼25일 이틀간 경기장 일대 순찰 업무를 맡았다. 지난 9일 열린 개막식에서도 같은 역할을 맡아 시민들에게 호응을 얻었다.

말이 인파에 놀라 날뛸 법도 했지만 행사는 평화롭게 진행됐다. 기마대는 평소 서울 종로구 일대를 순찰하며 시민들과 사진을 찍고 호흡하며 친화력을 키웠다. 매주 목요일 사회적 약자들에게 말을 태워주고 위로를 건네는 ‘힐링 승마체험’도 도움이 됐다.

양창복 서울경찰기마대장은 “지적장애인들이 체험에 나설 경우 기분이 좋아지면 악의 없이 말을 때리기도 한다”며 “말이 놀라서 거칠게 굴지 않도록 교육을 시키다보니 평창을 찾은 시민과도 잘 소통했다”고 말했다. 양 대장은 “승마체험이 정서적 안정을 원하는 이들에게 인기가 높다”고 말했다. 성폭행 후유증으로 대인기피증을 앓던 A양도 치유를 얻었다. 말 한마디 하지 않던 A양은 일주일에 한 번 기마대 소속 말 ‘태풍이’를 타면서 의경들과 살갑게 인사를 건넬 만큼 상태가 나아졌다.

폐회식이 열리는 25일은 기마대 창설 72주년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 양 대장은 “말 때문에 변하는 사람들을 볼 때 보람을 느낀다”며 “앞으로도 시민 곁에서 경찰 활동을 하겠다”고 밝혔다.

이택현 기자 alle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