켈리·맥매스터, 백악관 떠나나

입력 2018-02-23 19:0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측근들이 떠날 준비를 하고 있다. 로이터통신은 존 켈리 백악관 비서실장과 허버트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이 조만간 사임할 것이란 얘기가 돌고 있다고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이 떠나려는 이유는 트럼프 대통령의 ‘외교 고립주의’ 때문이다. 로이터에 따르면 군 출신인 두 사람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나토) 등 군사동맹국들과의 관계 설정과 관련해 트럼프 대통령과 갈등을 빚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간 수시로 나토가 방위비 분담금을 충분히 분담하지 않았다며 공개적으로 비판해 왔다. 하지만 켈리와 맥매스터는 자칫 그런 비판이 공들여 쌓아온 동맹 관계를 무너뜨릴 수 있다고 반대한 것으로 전해졌다.

트럼프 대통령 가족의 기밀정보 접근권을 둘러싼 갈등도 있었다. 최근 켈리는 최고위직을 제외한 임시 기밀정보 취급 허가만 가진 백악관 직원들의 정보 접근권을 제한시켰다. 이로써 대통령의 사위 재러드 쿠슈너 선임고문이 더는 대통령 일일 정보브리핑을 읽어볼 수 없게 됐다.

공개적인 모욕주기도 측근들의 속을 뒤흔들었다. 맥매스터가 지난 17일 뮌헨 안보회의에서 “러시아의 지난 대선 개입 증거는 정말 논란의 여지가 없다”고 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에 “맥매스터 장군은 선거 결과가 러시아인들에 의해 영향받거나 바뀌지 않았다고 말하는 것을 잊었다”고 면박을 줬다.

백악관은 일단 사퇴설을 부인했다. 라즈 샤흐 대변인은 “트럼프 대통령은 자신의 팀원 모두를 완전히 신뢰한다”고 말했다. 로이터는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 등 다른 측근들의 사례처럼 시간이 지나면서 자연스레 갈등이 봉합될 여지도 있다고 전했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