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 트렌드] 日 여성 고용률 증가… ‘M자형 커브’ 탈출

입력 2018-02-24 05:02

여성 고용률을 연령대별로 나타내는 그래프를 그리면 서방 선진국은 사다리꼴 형태인 반면 한국과 일본은 M자형이었다. 30대가 육아로 직장을 대거 그만두면서 그래프 중간 부분이 푹 꺼져버린 것이다. 하지만 최근 일본에서는 구인난에 시달리는 기업들이 여성 고용을 늘리고 정부의 워킹맘 지원책이 뒷받침되면서 M자 커브가 사다리꼴로 바뀌고 있다고 23일 니혼게이자이신문이 전했다.

총무성 조사에 따르면 지난해 15∼64세 중 일하는 여성인구 비율(고용률)은 69.4%로 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남성(85.6%)보다는 여전히 낮지만, 경기회복이 시작된 2012년부터 상승폭이 커져 최근 5년간 6% 포인트나 올랐다.

특히 30년 전 50%대에 머물렀던 30∼34세 고용률이 지난해 75.2%로 치솟았다. 그동안 30대 육아기에 직장을 떠났다가 육아가 어느 정도 끝나는 40대에 다시 일하는 여성들이 많았는데 이런 경향이 바뀐 것이다. 이 때문에 M자 커브에서 푹 꺼졌던 부분이 위로 쭉 올라갔다.

육아 부담을 진 여성이 일하기 쉽도록 환경이 개선된 데 따른 현상이다. 육아휴직이 최장 2년까지 허용되는 가운데 정부는 보육시설을 늘리고 있다. 경력단절 여성이 파트타이머나 비정규직 대신 정규직으로 재취업하는 모습도 눈에 띈다. 지난해 25∼34세 여성 정규직이 전년 대비 4만명 늘고 비정규직은 3만명 줄었다.

닛세이기초연구소의 구가 나오코 주임연구원에 따르면 대졸 여성이 두 차례 출산하면서 정규직으로 계속 일하면 육아휴직이나 단축근무를 이용하더라도 평생 받는 소득(생애소득)이 2억엔(약 20억1700만원)을 넘는다. 반면 첫째를 낳고 퇴직해 둘째 육아가 어느 정도 끝난 후 파트타이머로 재취업하는 경우 생애소득이 6000만엔(6억500만원)에 그친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