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다빈(18·수리고)은 경기 중 넘어지는 법이 거의 없다. 점프 기술에 있어서는 ‘한국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스케이트 날 전체로 얼음을 밀듯 도약하는 ‘에지 점프’를 정확하게 구사한다. 착지도 안정적이다. 그래서 ‘컨시퀸’이라는 별명을 얻었다. ‘일관성(consistency)의 여왕(queen)’이란 뜻이다.
점프의 안정성을 높일수록 고난도 기술의 성공률이 상승한다. 이는 고득점으로 이어진다. 최다빈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 피겨스케이팅 여자 싱글에서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로 톡톡히 재미를 봤다. 지난 21일 쇼트프로그램 첫 과제로 두 점프를 접목해 10.70점을 받았다.
최다빈은 23일 치른 프리스케이팅에서 두 점프에 더블 토루프까지 연결해 뛰었다. 심판진은 13.16점을 매겼다. 기술점수는 쇼트(37.54점)와 프리(68.74점)를 합쳐 106.28점. 이 가운데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를 바탕으로 구성한 고난도 점프로만 23.86점을 획득했다. 기술점수 총점의 22%에 해당한다.
프리스케이팅에서 세 번째 과제로 구성한 더블 악셀-트리플 토루프는 8.30점을 얻었다. 같은 점프에서 9점대를 받은 만 15세 러시아 출신 올림픽 선수(OAR) 알리나 자기토바나 캐나다의 케이틀린 오스먼드(23)와 비교하면 낮은 점수다. 하지만 평창 은반의 ‘다크호스’로 평가받기에 부족함이 없었다. 그래서 최다빈의 4년 뒤 모습이 더 기대를 받고 있다.
최다빈은 김연아(28) 은퇴 이후 침체될 줄 알았던 한국 피겨에 희망을 안겼다. 최종 점수 199.26점(쇼트 67.77점+프리 131.49점)으로 200점에 근접했다. 최종 순위도 7위에 올라 ‘톱10’에 진입했다. 다만 기술력을 뒷받침하지 못하는 표현력과 예술성 부족은 극복 과제로 남았다.
이날 프리스케이팅 경기가 열린 강릉 아이스아레나 관중석에는 김연아가 있었다. 최다빈은 가장 존경하는 ‘영웅’ 앞에서 올림픽 데뷔전을 치렀다.
김연아는 경기가 끝나고 만난 기자들에게 “최다빈을 크게 걱정하지 않았다. 많은 과정이 있었겠지만 좋은 무대를 만들기 위해 끝까지 노력한 후배들에게 선배로서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철오 기자 kcopd@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최다빈, 올림픽 7위 고공 점프… 연기 중 점프하다 넘어진 적 거의 없는 ‘점프 머신’
입력 2018-02-23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