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스트리아 스노보드 선수 안나 가서(27·사진)는 22일 평창 알펜시아스키점프센터에서 열린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스노보드 빅에어 결선에 나섰다. 빅에어는 1개의 큰 점프대를 도약해 공중에서 묘기를 부리는 종목으로 이번 동계올림픽에서 사상 최초로 도입됐다. 3번 점프를 해 받은 점수 중 가장 높은 점수 2개를 합산해 순위가 결정된다.
미국 스노보드 선수 제이미 앤더슨(28)이 이미 3번의 점프를 마쳐 총점 177.25(90+87.25)점을 받은 상태. 가서는 지난 2번의 점프에서 174.50(85.5+89)점을 기록 중이었다. 금메달을 위해서는 3차 점프에서 자신의 최고득점에 근접하는 88.25점 이상의 고득점이 필요했다. 긴장되는 상황이었지만 그는 환한 미소를 지은 뒤 고개를 끄덕이고 스노보드를 타고 내려갔다.
힘차게 점프한 가서는 지금까지 한 번도 성공한 적이 없었던 캡 더블콕 1080(공중에서 몸 중심축을 비틀어 3바퀴)을 시도했다. 멋지게 회전을 마치고 착지하는 순간 상체가 잠시 중심을 잃고 앞으로 기울어졌지만 가까스로 땅바닥을 짚지 않아 정상 착지로 판정됐다. 중심을 잡은 가서는 우승을 확신하고 두 팔을 벌린 뒤 자신도 믿을 수 없다는 듯 두 팔로 가슴을 감싸 안았다. 점프를 지켜본 앤더슨이 환하게 웃을 만큼 완벽한 묘기였다.
잠시 뒤 점수판에 적힌 점수는 96점. 가서는 이날 총점 185점으로 종합 1위를 차지하며 동계올림픽 역사상 스노보드 빅에어 종목의 첫 금메달리스트가 됐다.
이현우 기자 base@kmib.co.kr
안나 가서, 첫 정식 종목된 ‘빅에어’ 초대 챔프
입력 2018-02-22 23:32 수정 2018-02-23 19: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