檢 ‘수사기밀 유출’ 현직 검사 2명 체포 후 구속영장

‘권력기관 로비 의혹’ 사건
최인호 변호사 前 기사 차량서 수사기밀 담긴 자료 대거 발견
檢 간부 연루설… 윗선 확대 주목
일부선 “최 변호사가 작성한 로비리스트 있다” 주장도 제기

수십억원대 탈세 혐의 등으로 구속된 최인호(57) 변호사 수중에 검찰 수사 자료들이 대거 넘어가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최 변호사가 관여된 사건 관련 자료들이었다. 검찰은 그에게 수사정보를 유출한 현직 검사 2명에 대해 동시에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최 변호사의 권력기관 로비 의혹을 수사 중인 서울고검 감찰부(부장검사 이성희)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지방의 한 검찰청 소속 추모 검사를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고 22일 밝혔다.

2014년 서울서부지검에서 근무하던 추 검사는 최 변호사가 사기 혐의로 고소해 구속 기소된 J씨 사건의 공판을 담당한 것으로 전해졌다. 추 검사는 J씨가 구치소에서 지인들과 대화하는 내용이 녹음된 음성파일 100여개를 최 변호사에게 전달한 혐의를 받고 있다. J씨는 최 변호사의 비리 혐의를 검찰에 제보한 인물로 알려져 있다.

검찰은 지난해 말 최 변호사의 주거지와 사무실, 전직 운전기사의 주거지 및 차량 등에 대한 압수수색을 진행하는 과정에서 추 검사가 넘긴 자료를 확보한 것으로 전해졌다. 특히 최 변호사 전직 운전기사 차량에서 당시 수사 자료가 대거 담긴 CD 등이 발견됐다고 한다. 추 검사는 공소유지에 도움을 받고자 고소인 측(최 변호사)에 사건 내용을 물어보려 한 것이라고 주장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검찰은 2016년 서울남부지검에서 최 변호사가 연루된 ‘홈캐스트 주가조작 사건’을 수사했던 최모 검사 역시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긴급체포한 뒤 구속영장을 청구했다. 앞서 검찰은 이 사건과 관련해 뒷돈을 받고 사건 관계자에게 수사 자료 등을 유출한 혐의로 남부지검 전·현직 수사관 2명을 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수사관들) 구속 기소 후 관련 사건 감찰 과정에서 (검사의) 비위 행위가 확인됐다”고 밝혔다.

최 변호사의 로비 의혹은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일각에선 최 변호사 사건에 검찰 간부, 지난 정부 유력인사 등이 연루됐다는 얘기도 흘러나온다. 최 변호사가 작성한 로비리스트가 있다는 주장도 나왔다. 검찰이 조직 구성원들을 겨냥해 강도 높은 감찰에 나섬에 따라 최 변호사발 대형 게이트로 비화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최 변호사는 공군비행장 소음피해 손해배상 사건 승소 뒤 받은 주민들 몫의 보상금 지연이자 142억원을 가로챈 혐의로 2015년 서부지검에서 수사를 받았다. 최 변호사는 그해 12월 불구속 기소됐으나 관할 문제로 서울중앙지검으로 이첩돼 지난해 1월 재기소됐다. 이첩 과정에서도 최 변호사 힘이 작용했다는 말이 많았다.

황인호 기자 inhovator@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