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달 말 통영국제음악제서 보훔 오케스트라와 협연
4월엔 서울시향과 하모니 8월엔 개관 2주년 맞은 롯데콘서트홀 기념공연도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찬가’를 불러 단숨에 올림픽 히로인으로 떠오른 소프라노 황수미(32·사진)를 다시 만날 수 있다.
독일에서 활동 중인 그는 다음 달 31일 경남 통영에서 열리는 통영국제음악제에서 보훔 오케스트라와 협연을 하기 위해 한국을 찾는다. 이 무대에서는 슈트라우스 ‘네 개의 마지막 노래’를 부를 예정이다. 4월 27∼28일 서울 송파구 롯데콘서트홀에서 열리는 서울시립교향악단 정기연주회에서는 슈레커 오페라 ‘낙인찍힌 자들’ 서곡을 한국 초연한다. 베르크 ‘일곱 개의 초기 가곡’도 들려준다. 8월에는 롯데콘서트홀 개관 2주년 기념공연을 위해 한국에 온다. 이번 시즌 그가 활동하는 독일 본 오페라 극장에서는 오페라 ‘잔니 스키키’에서 라우레타, ‘피가로의 결혼’에서 수잔나 역을 맡아 무대에 선다. 올해 하반기 녹음 예정인 데뷔앨범은 세계적 음반사 도이치 그라모폰을 통해 내년 초 발매된다.
황수미는 지난 9일 강원도 평창 올림픽 스타디움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올림픽 정신을 기리는 ‘올림픽 찬가’를 불러 세계에 이름을 알렸다. 1896년 아테네 올림픽에서 처음 불렸던 올림픽 찬가는 1958년 공식 찬가로 제정됐다. 플라시도 도밍고, 몽세라 카바예, 알프레도 크라우스 등 세계적 성악가들이 올림픽 개회식에서 이 노래를 불러왔다. 88년 서울올림픽에서는 소프라노 조수미가 이 노래를 불렀다. 황수미는 이번 올림픽 무대에서 금색 장식이 돋보이는 하얀 빛깔의 한복 드레스를 입고 그리스어로 올림픽 찬가를 불렀다. 그는 서정적이면서도 안정감 있게 노래해 큰 감동을 줬다는 평가를 받았다.
음악평론가 한정호씨는 22일 “국내외에서 크게 이름이 알려지지 않은 황수미를 캐스팅한 것 자체가 매우 파격적이고 신선했다”며 “세계적 성악가로 바짝 발돋움할 것을 기대해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개회식 직전 입국해 추위 속에 노래했던 그는 공연 후 감기를 앓았다고 한다. 올림픽 찬가를 부를 성악가 선정은 극비리에 진행된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말 확정 후 황수미는 이미 잡혀 있던 일정을 조정하기 위해 애를 많이 써야했다.
황수미는 세계 무대에서 차세대 소프라노로 주목받고 있는 성악가다. 그는 2014년 세계 3대 음악 콩쿠르 중 하나인 퀸 엘리자베스 콩쿠르에서 우승했다. 세계 최고 성악가들과 함께 자주 무대에 오르는 오스트리아 피아니스트 헬무트 도이치가 황수미에게 러브콜을 보냈을 정도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주화 기자 rula@kmib.co.kr
‘평창 디바’ 황수미, 그녀를 다시 만난다… 공연 잇따라
입력 2018-02-23 05:05 수정 2018-02-25 15: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