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림픽은 ‘꿈의 무대’다. 선수들은 4년간 구슬땀을 흘리지만 올림픽 경기에 나서는 길은 멀고 험하다. 올림픽 출전은 하늘의 별 따기 같지만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극적으로 합류해 올림피언이 된 이들도 있다.
아르헨티나의 마티아스 슈미츠(26)가 대표적이다. 스노보드 선수인 슈미츠는 개막 이틀 전에 막차로 올림픽 출전권을 획득했다. 원래 출전 예정이었던 스웨덴 선수가 부상을 당했고 ‘예비 1번’인 이탈리아 선수는 외국에 있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한국에 들어와 있었던 슈미츠는 행운을 품에 안았다.
슈미츠는 스노보드 슬로프스타일과 빅에어 예선에 참가해 각각 24위, 30위에 이름을 올렸다. 결선 진출에 실패했지만 슬퍼하지 않았다. 지난 21일 치른 스노보드 빅에어 예선에서 51.75점으로 탈락한 슈미츠는 “항상 모든 것이 계획대로 진행되지 않는다. 참여할 수 있다는 것이 기쁘다”며 “모든 사람들이 나에게 응원을 보내주고, 모국에서도 올림픽 출전을 기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스키점프 단체에서 한국 대표로 나왔던 최흥철도 비슷한 경우다. 그는 올림픽 출전에 필요한 포인트를 따내지 못해 엔트리에 들지 못했다가 설날인 16일에 극적으로 스키점프 단체전 출전권을 얻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와일드카드 형식으로 최흥철과 박제언에게 출전권을 부여했기 때문이다.
덕분에 그는 ‘동계올림픽 6회 출전자’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최흥철은 19일 경기를 마친 뒤 “전 세계에서 가장 기쁜 설 선물을 받은 사람은 아마 나일 것”이라며 “좌절됐던 꿈이 이뤄져서 오늘은 올림피언이 된 느낌을 즐기고 싶다”고 소감을 밝혔다. 이어 “다음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든 상위 10위권에 안에 들든 더 좋은 성적을 내고 싶다”고 덧붙였다. 그의 도전은 끝나지 않았다.
평창=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올림피언 된 것만도 행복”… ‘극적 출전’ 선수들 이야기
입력 2018-02-23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