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합의 레이스 이끈 이승훈
동계올림픽 亞 빙속 최다 메달
亞 남자 최초 3연속 메달 영예
‘이승훈과 아이들’이 끝까지 포기하지 않는 아름다운 레이스를 보여줬다. 한국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대표팀은 사상 첫 금빛 사냥에 실패했지만 올림픽 2연속 은메달 수확이라는 값진 성과물을 남겼다.
이승훈(30) 정재원(17) 김민석(19)으로 구성된 대표팀은 21일 강원도 강릉 스피드스케이팅 경기장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스피드스케이팅 남자 팀추월 결승에서 3분38초52의 기록으로 경기를 마쳤다. 상대는 준결승에서 3분37초08로 올림픽 신기록을 세운 노르웨이였다. 한국 대표팀은 토너먼트로 치러진 결승에서 3분37초31을 찍은 노르웨이에 1초21 뒤져 은메달을 차지했다.
맏형 이승훈은 흰색, 정재원은 빨간색, 김민석은 노란색 완장을 차고 경기에 나섰다. 세 선수의 이름이 호명되자 관중은 환호했다.
한국 대표팀은 경기 중반까지 노르웨이에 뒤졌다. 7바퀴를 남기고 0.72초 차이로 벌어졌다. 맏형 이승훈이 5바퀴를 남기고 선두 주자로 치고 나와 스퍼트를 하면서 조금씩 격차가 줄어들었다. 4바퀴 남았을 때는 0.19초 차이로 역전에 성공하기도 했다. 하지만 후반에 접어들면서 노르웨이에 뒤처졌다. 그래도 이승훈은 선두에서 동생들을 이끌며 최선을 다해 달렸다.
이들은 4년간의 고생 끝에 얻은 값진 은메달에 환한 미소를 보였다. 이승훈은 트랙 곳곳을 돌며 관객에게 손을 흔들어줬다. 대형 태극기를 든 김민석과 정재원은 이승훈의 뒤를 따라 빙판 위를 돌며 기쁨을 만끽했다.
이번 메달로 이승훈은 아시아 스피드스케이팅 선수로는 동계올림픽 최다 메달리스트가 되는 영광을 안았다. 이승훈은 세 번의 올림픽에서 모두 4개의 메달을 따냈다. 그는 2010년 밴쿠버올림픽에서 남자 1만m 금메달, 5000m 은메달을 손에 쥐었다. 2014년 소치올림픽과 평창올림픽 팀추월 종목에서 연속 은메달을 차지했다. 아시아 남자 선수 최초로 올림픽 3개 대회 연속 메달 획득이라는 명예도 얻게 됐다.
강릉=박구인 기자 captai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팀워크 코리아, 후회 없이 달렸다
입력 2018-02-21 23: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