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만화선교회, 세대교체로 거듭난다… 설립 40여년 만에 첫 여성회장 선임

입력 2018-02-23 00:01
전하리 집사
기독교 웹툰 서비스 ‘디아툰’에 연재된 만화들. 한국기독만화선교회 30여 회원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한국기독만화선교회가 최근 총회를 열고 전하리(53·명륜교회·사진) 집사를 제14대 회장으로 선임했다. 한국기독만화선교회는 1977년 3월 ‘기독만우회’로 출발해 93년 지금의 선교회로 발전했고 100여명의 회원을 두고 있다. 만화를 통한 문서선교, 전도·복음만화를 주제로 전시회 등을 열고 있다.

전 집사는 설립 40여년 만에 나온 첫 여성 회장이다. 지난 20일 서울 여의도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회장 선임과 관련해 두 가지 ‘특명’을 받았다고 한다. 세대교체를 통한 젊은 회원들을 흡수하고, 국내외에서 포괄적으로 사역하라는 것이다.

“제가 직전 회장님과 나이 차가 10년도 넘어요. 최근 30대 후반, 40대 작가들이 신입 회원으로 들어왔는데, 아무래도 선교회에 워낙 선생님들이 많으시다 보니 부담을 느끼는 것 같더라고요. 제가 선생님들 모시고 선교회에 오래 있었고 하니 일을 맡겨주신 겁니다.”

선교회에는 한국 만화계를 대표하는 작가들이 많다. ‘뚱딴지’의 김우영 장로를 비롯해 권영섭 조명운 차형 오용묵 작가 등이 그렇다. 권영섭 장로는 한국만화가협회와 원로만화가협회를 만들었다. ‘강촌’이란 필명으로 활동 중인 임이록 직전 회장은 오는 4월 교회 개척을 앞둔 목회자다.

전 회장 역시 만화가로는 잔뼈가 굵었다. 한국만화가협회 및 문인협회 회원인 그는 ‘와룡동의 아이들 시리즈’ ‘홍길동 vs 허균 그것은 역사였다’ ‘초록이의 환경여행’ 등으로 일반만화 쪽에서 작품 활동을 했다. 2001년 아프리카 선교사로 파송된 사촌 오빠를 만나고 돌아서면서 인생의 터닝 포인트를 맞았다.

“사촌 오빠는 선교지에서 강도를 만나 다 털리고 때론 목숨까지도 위협받았대요. 오빠를 위해 기도하다가 문득 ‘나도 오빠처럼 주님을 위해 헌신할 수 있을까’ 생각했죠. 그때 주님이 주신 달란트로 그분을 위해 일해보자고 다짐했습니다.”

마침 한국기독만화선교회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다 알게 됐고 선교회 회원으로 활동했다. 이때부터 ‘말씀묵상 365’ 같은 말씀 다이어리를 출시했고, ‘예수님께 사랑받는 어린이’ 등 만화책도 내놓았다. 세브란스병원 월간지에도 재능기부로 만평을 그리고 있다. 지난해부턴 출애굽기 시편 누가복음 등의 글자 안에 각 성경의 주제 그림들을 그려서 채운 ‘성경문자도’ 작업을 하고 있다.

전 회장은 선교회의 사단법인 설립을 추진하고 있다. 해외 선교사역에 더 힘쓰기 위해서다. 이를 위해 선교회 안에 해외선교파트팀을 뒀다. 여름엔 선교회 설립 이후 처음으로 일본에서 해외 전시회를 갖는다. 일본 현지 기독만화가들과 함께하는 공동 작업이다. 하반기엔 몽골 전시도 구상 중이다.

이밖에 회원들 작품을 소품으로 만들어 전시도 하고 판매하는 기독교상품제작팀, 군선교팀, 원로들로 이뤄진 편집팀, 기독만화가양성팀도 구성했다. 특히 기독교 웹툰 서비스인 ‘디아툰’을 통해 30여 작가들의 작품을 연재하고 있다. 4월 첫 주엔 부활절을 주제로 서울 노량진동 CTS기독교TV에서 기독만화 회원전도 개최한다.

글·사진=노희경 기자 hkroh@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