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 간 캐나다 총리 ‘혼밥’ 수모

입력 2018-02-21 18:29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오른쪽)가 지난 18일 인도 타지마할 앞에서 부인 소피(왼쪽), 세 자녀와 함께 사진을 찍고 있다. AP뉴시스

닷새 지나도록 모디 총리 못 만나
국빈 방문 불구 노골적 홀대 지적
타지마할 등 가족 관광한 게 전부
시크교 행사 참석에 분풀이인 듯

인도를 국빈방문한 쥐스탱 트뤼도 캐나다 총리가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로부터 노골적인 홀대를 받고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CNN방송에 따르면 트뤼도 총리는 지난 17일 부인, 세 자녀와 함께 인도에 도착했다. 7박8일간 머문 뒤 24일 귀국한다. 일정의 절반이 지나도록 트뤼도 총리는 모디 총리를 비롯한 중앙정부 최고위급을 만나지 못했다. 그는 귀국 전날인 23일에야 모디 총리와 회담할 예정이다.

모디 총리가 외국 정상을 격렬하게 끌어안는 ‘포옹 외교’로 유명한 것을 감안하면 홀대론이 나올 법도 하다. 지난달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가 왔을 때는 모디 총리가 직접 공항에 나와 포옹으로 맞이했다.

지난 18일 우타르프라데시주에 있는 타지마할을 방문한 트뤼도 총리는 19일 모디 총리의 고향 구자라트주를 찾았지만 모디 총리는 동행하지 않았다. 지금까지 타지마할 등 고적지에서 가족 관광객처럼 기념사진을 찍은 게 전부라는 혹평을 받고 있다.

트뤼도 총리가 지난해 토론토에서 열린 시크교도 행사에 참석한 것이 화근이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인도로부터 분리독립을 요구하는 시크교 급진파 색깔이 드러난 행사였고 트뤼도 총리의 참석 자체가 이에 대한 지지로 여겨진 것이다.

캐나다에는 인도계 시크교도 46만8000명이 살고 있다. 1985년 캐나다에서 인도로 향하던 에어인디아 여객기가 공중 폭발해 탑승자 329명 전원이 숨진 사건이 캐나다 시크교도의 소행이었다.

싱크탱크 브루킹스인디아의 드루바 자이샨카르 연구원은 인도 정부의 냉대를 지적하면서 “시크교 문제 때문에 양국 관계가 나빠졌음을 분명하게 보여준다”고 말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