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미국의 통상압박과 한국GM 군산공장 철수 등 보호무역 강화 움직임에 대해 “예상을 웃도는 수준”이라고 우려를 표했다. 우리 경제에 직접 타격이 될 것이란 걱정도 했다.
이 총재는 20일(현지시간) 스위스중앙은행 본부에서 토머스 조던 총재와 한·스위스 통화스와프(원화-스위스프랑) 체결식(사진)을 마치고 기자들에게 “수출이 우리 경제의 성장동력인데, 수출이 꺾이면 직접 영향을 받는다”고 말했다. 이어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해질 것으로 예상했지만 이를 웃도는 수준으로 보여 걱정을 떨칠 수 없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이것(통상외교)보다 더 큰 이슈가 없지 않으냐”면서 “정부가 잘 협의해 경제에 미칠 영향을 최소화해야 할 것”이라고 조언했다.
미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연내 3회보다 더 많아질 가능성에도 대비한다고 밝혔다. 이 총재는 “(글로벌 긴축이) 예상보다 빠르면 국내 금융시장에도 바로 파급된다”면서 “대응 자세는 갖추고 있다”고 덧붙였다.
다음 달 임기가 끝나는 이 총재는 청와대에서 연임 언질을 받은 바 있느냐는 질문에 즉답을 피했다. 대신 이 총재는 “지금 관심은 임기를 잘 마치는 것”이라며 “마무리지을 것은 확실히 마무리지어 후임자에게 부담을 주지 않을 계획”이라고 답했다.
한은은 이날 스위스중앙은행과 11조2000억원 규모의 통화스와프 계약서에 서명했다. 한은이 세계 6대 기축통화국과 외환 안전판인 통화스와프를 체결한 것은 지난해 11월 캐나다에 이어 두 번째다. 이 총재는 다음 통화스와프 체결 대상 후보국으로 “일본이 아무래도 관심사”라고 말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이주열 “美 보호무역, 예상 웃도는 수준… 걱정스럽다”
입력 2018-02-2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