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아랑·김예진·심석희·이유빈·최민정 우승
해결사 김아랑 “약속지켜 기뻐”
대회 2연패·역대 6번째 金
中·加 실격… 5위 네덜란드가 銅
文 대통령 “땀과 노력에 가슴 찡”
승부의 향방을 알 수 없을 만큼 치열한 레이스가 펼쳐졌다. 결국 웃은 건 마지막까지 집중력을 잃지 않은 쇼트트랙 태극낭자들이었다. 한국 여자 쇼트트랙 대표팀이 또 한 번의 금빛 레이스로 계주 강국의 위상을 드높였다.
대표팀은 20일 강원도 강릉 아이스아레나에서 열린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3000m 계주에서 4분07초361의 기록으로 우승했다. 대표팀은 2014 소치올림픽에 이어 대회 2연패를 달성함과 동시에 통산 여섯 번째 올림픽 여자 계주 금메달을 따냈다. 한국은 쇼트트랙 여자 계주가 정식 종목으로 채택된 1992년 알베르빌 동계올림픽부터 평창올림픽까지 금메달 8개 중 6개를 휩쓸었다.
이번 대회 여자 1500m 동메달을 딴 킴 부탱이 이끄는 캐나다, 여자 500m 우승자 아리아나 폰타나가 버틴 이탈리아, ‘나쁜 손’ 판커신이 주축인 중국도 대표팀의 적수가 되지 못했다. 한국은 심석희 최민정 김아랑 김예진 순으로 레이스에 나섰다. 지난 10일 준결승에서 레이스 도중 넘어졌던 ‘막내’ 이유빈을 대신해 ‘맏언니’ 김아랑이 출전했다.
대표팀은 6바퀴를 남기고 3위였다. 이때 김아랑이 해결사로 나섰다. 그는 아웃코스 추월로 승부수를 띄운 뒤 경쟁 주자들보다 한 바퀴를 더 돌았다. 이어진 푸시 과정에서 김아랑이 넘어지면서 캐나다와 이탈리아 선수들도 함께 미끄러졌다. 하지만 우리 대표팀은 레이스를 꿋꿋이 이어갔고, 앞서가던 중국마저 제쳤다. 마지막 주자 최민정은 중국 판커신의 ‘손질’을 뿌리치고 가장 먼저 결승점을 통과했다.
충돌이 잦았던 터라 경기 후 비디오 판독이 진행됐다. 심판진은 중국과 캐나다의 실격을 선언했다. 중국은 판커신의 손질이, 캐나다는 부탱의 진로방해가 실격 사유였다. 이로 인해 이탈리아가 은메달, 순위 결정전에서 세계 신기록(4분03초471)을 달성하며 5위에 오른 네덜란드가 동메달을 차지했다.
김아랑은 “계주는 반드시 시상대 맨 위로 올라가겠다는 말을 지켜서 기쁘다. 소치올림픽 이후 크고 작은 부상에 시달리다 바닥부터 다시 시작했는데 여기까지 오느라 너무 힘들었다”며 눈물을 흘렸다. 대회 2관왕이 된 최민정은 “계주에서 5명이 다같이 금메달을 따서 기쁨이 5배다. 서로를 믿었고 저희를 응원해주신 분이 많아서 좋은 성적을 냈다”고 소감을 전했다. 이번 여자 계주 우승으로 2006 토리노올림픽 이후 12년 만에 남녀 계주 동반 우승에 도전할 기회도 잡았다. 지난 13일 쇼트트랙 남자 5000m 계주 예선에서 올림픽 신기록(6분34초520)을 세운 남자 대표팀(곽윤기 김도겸 서이라 임효준 황대헌)은 22일 열리는 결승전에서 금메달 사냥에 나선다.
한편 문재인 대통령은 선수들에게 보내는 트위터 메시지에서 “손에 땀을 쥐게 하는 박진감 넘치는 계주를 보면서 그동안 빙판에 흘린 우리 선수들의 땀과 노력이 가슴 찡하게 다가왔다”고 말했다.
강릉=박구인 허경구 기자 captai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5심 동체’ 금빛 코리아… 女 쇼트트랙 3000m 계주 우승
입력 2018-02-20 22:00 수정 2018-02-21 00: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