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업 뛰어들고 후회도 많았지만 지나고 보니 다 하나님의 섭리”

입력 2018-02-22 00:00
한독화장품 박효석 회장(오른쪽)과 나애숙 대표 부부가 인터뷰를 마친 뒤 포즈를 취하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감회가 남다릅니다. 제 나이가 벌써 팔순이 되었습니다. 한독약국만 하고 있어도 잘살았을 텐데 생존하기 힘든 화장품사업에 왜 뛰어들었나 후회도 많이 했지만 지나고 보니 곳곳에 하나님이 함께하시고 섭리하셨음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습니다.”

한독화장품 박효석 회장은 23주년을 맞은 회사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도 인천 남동공단에 최신식 라인의 공장을 새로 짓고 제품의 다양화를 이루게 된 공로를 하나님과 아내 나애숙 대표에게 돌렸다.

“나 권사는 어떤 상황에서도 기도를 했어요. 기도부대를 이끌고 새벽 5시 공장에 내려가 업무시작 직전에 나오곤 했지요. 한독화장품은 믿음으로 시작돼 기도로 이어져 왔고 여전히 기도의 용사들이 이끌어 가는 회사입니다.”

한독화장품의 선교사 지원은 교계에서도 유명하다. 창립 초기부터 “선교사들을 도우라”는 응답을 받고 매년 선교대회를 위해 한국을 찾는 100여명의 원주민 선교사들에게 만찬과 선물을 제공하고 선교비를 전달해 왔다. 선교사와 가족들을 위한 프로그램에도 큰돈을 선뜻 내놨고, 해외 선교사들의 필요를 다각적으로 채우는 데 언제나 앞장섰다.

“한번은 회사가 너무 어려워 도저히 선교사님들을 초청해 선교비를 드릴 형편이 아니었습니다. 그렇지만 기도 가운데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이 사역은 빚을 내서라도 해야 한다는 마음이 들었고 은행 대출을 받아 행사를 가진 적도 있었습니다.”

그는 여의도순복음교회에 오랜 기간 출석하며 조용기 원로목사와 이영훈 담임목사를 통해 영적 양식을 공급받아 신앙과 사업에 성공할 수 있었음을 감사한다고 했다. 박 회장은 “하나님이 원하시는 기업의 정체성을 잘 유지하면서 소비자와 직원, 사주가 다함께 행복한 믿음의 회사로 계속 키워나가길 기도하고 있다”고도 했다.

“우리 회사 사훈이 선교하는 기업, 정직하고 성실한 기업, 섬김과 나눔의 기업입니다. 기독교인은 각자 하나님으로부터 받은 사명이 있습니다. 제가 이 나이에도 열정을 갖고 새 제품을 계속 개발하고 새 시장을 개척하는 것은 이 과정을 통해 많은 분이 하나님을 알고 깨닫고 만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회사가 막다른 골목에 몰려 파산 직전까지 간 적도 있었다. 이때 박 회장과 나 대표의 마지막 비상구는 기도였다. 그런데 기도 후 새로운 상품이 마치 기적처럼 탄생해 회생을 도왔다.

“정말 회사가 문을 닫아야 할 절망적인 위기 때 ‘내가 네게 주는 선물’이라는 하나님의 응답과 함께 ‘클라라’가 개발됐어요. 이 상품이 날개 돋친 듯 팔리며 한독을 위기에서 구해낼 수 있었습니다.”

한독 23년의 역사는 간증의 연속이라고 했다. 그는 “수없이 생겨나지만 쉽게 사라져 버리는 화장품 업계에서 작은 기업에 불과한 한독화장품이 23년을 지켜낸 것은 소비자들이 인정해 주는 품질과 신뢰, 정직에 있었다고 본다”며 “곧 열릴 인천 남동공단 공장 준공식을 통해 ‘믿음의 기업’이라는 명칭에 부끄럽지 않게 선교와 전도, 나눔과 봉사에 더욱 매진하겠다”고 했다.

박 회장은 세 자녀에게도 감사해했다. 장남과 차남은 약학박사로서 막내딸은 교수로서 모두 각자의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박 회장은 “주변에서 팔순을 기념해 큰 축하행사를 갖자고 하는데 그냥 가족끼리 식사하고 그 예산을 좋은 일에 쓰자고 했다”고 밝혔다.

회사가 더 커지고 성공하는 것보다 하나님 음성에 귀 기울이고 그 뜻대로 살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고 말하는 박 회장과 나 대표. 그들은 “한독화장품이 글로벌기업으로 복음을 들고 나아가는 것을 하나님이 가장 기뻐하실 것”이라며 환하게 웃었다.

김무정 선임기자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