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시 불 뿜는 시리아 내전

입력 2018-02-20 18:31 수정 2018-02-20 21:21
국제인권단체 시리아인권관측소(SOHR)가 19일(현지시간) 홈페이지에 공개한 사진. 시리아군의 공습이 재개된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 동구타 거리에서 한 남성이 망연자실한 얼굴로 피투성이가 된 여자아이를 안고 달려가고 있다. SOHR에 따르면 최소 100명 이상의 민간인이 공습으로 숨졌고 이 중 어린이가 최소 20명에 달했다. SOHR

시리아 정부군이 반군 지역에 집중포화를 퍼부어 하루 만에 어린이 수십명을 포함해 100명 가까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시리아 내전이 다시 격렬해지는 모습이다.

시리아인권관측소(SOHR)는 19일(현지시간) 정부군이 수도 다마스쿠스 인근의 반군 최대 근거지 동(東)구타 전역에 공습과 로켓포 및 대포 공격을 가했다고 밝혔다. 영국 BBC방송은 지난 24시간 사이 최소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전했다. 사망자 중에는 어린이가 20명 이상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부상자는 470여명에 달한다.

라미 압델 라흐만 SOHR 소장은 “정부군의 집중 공격은 동구타 내 모든 주거지역을 겨냥했다”며 “정부군은 대량 폭격에 이어 대규모 지상 공격을 준비 중”이라고 설명했다.

동구타는 반군에 마지막 남은 거점으로 민간인은 40만명 정도가 거주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군은 2012년 12월부터 동구타 일대를 봉쇄하고 공습을 벌여 왔다.

정부군과 동맹 관계인 러시아·이란·터키는 지난해 동구타를 긴장완화 지대로 분류했다. 긴장완화 지대에서는 당사자 간 전투는 물론 외국군의 공격도 금지되며 주민들에게 구호품 지원 등이 이뤄지도록 해야 한다. 하지만 시리아 정부는 봉쇄를 풀지 않았고 최근 들어서는 공세까지 다시 강화해 이달 초 4일간 약 200명이 숨진 것으로 전해졌다.

동구타 지역 한 의사는 dpa통신 인터뷰에서 “정부 전투기들이 주거지역에서 움직이는 모든 것을 쏘고 있다”며 “우리 병원은 부상자로 가득 찼고 마취제와 기타 필수 약품이 바닥나고 있다”고 말했다. 시리아 정부는 동구타 공격에 대한 입장을 내놓지 않았다.

강창욱 기자 kcw@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