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T, 미래 먹거리 ‘VR게임방’ 사업 진출

입력 2018-02-20 18:40
모델들이 2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들어설 도심형 테마파크 ‘VRIGHT(브라이트)’에서 VR(가상현실) 게임 기기들을 시연해 보이고 있다. 이 테마파크는 오는 3월 문을 연다. KT 제공

내달 신촌에 1호점 ‘브라이트’ 오픈

PC방처럼 돈 받고 콘텐츠 제공
2020년까지 200개로 늘릴 계획
5G와 시너지… 매출 1000억 목표
연내 ‘개인형 VR극장’도 서비스

가상현실(VR) 체험용 안대를 쓰자 텅 빈 방이 거대 괴수로 가득 찬 세기말 세상으로 변했다. VR 속 분신인 ‘아바타’는 인류를 구할 특전사처럼 보였다. 사방으로 몰려드는 괴수를 향해 총을 쏴 없애는 게 임무였다. 방아쇠를 당기거나 피습할 때마다 손과 몸에선 진동이 느껴졌다. 안대를 벗자 다시 빈 방에서 장난감 총을 들고 허우적거리는 사람들이 보였다.

20일 서울 서대문구 신촌에 있는 VR게임방(VR방) ‘브라이트(VRIGHT)’에서 슈팅게임 ‘스페셜포스 VR’을 체험하는 모습이다.

KT가 GS리테일과 손잡고 VR방 프랜차이즈 사업에 진출한다. VR방은 기존 PC방이나 놀이공원처럼 이용료를 받고 VR콘텐츠를 제공하는 사업이다. KT는 직영점을 운영하거나 가맹점에 VR기기와 콘텐츠 등을 묶어 파는 B2B(기업 간 거래) 플랫폼 사업을 통해 수익을 창출할 계획이다. 이날 공개된 신촌 브라이트는 다음 달 초 문을 열 KT의 직영 1호점이다.

KT는 VR·증강현실(AR) 등 실감형 미디어 사업을 성장 잠재력이 높은 미래 먹거리로 보고 있다. KT에 따르면 전체 실감형 미디어 시장은 2020년까지 매출 1조원 수준으로 성장할 것으로 추정된다. KT는 VR방 직영·가맹점을 200개로 늘려 매출을 1000억원까지 끌어올릴 계획이다.

실감형 미디어는 KT가 집중 투자하고 있는 5G와 시너지 효과가 기대된다. 5G의 데이터 전송속도가 기존 4G보다 20여배 빨라 용량이 큰 VR·AR 영상도 실시간으로 중계할 수 있기 때문이다. 5G를 활용하면 이전처럼 유선망으로 온라인에 접속하지 않고도 무선으로 고용량 콘텐츠를 이용할 수 있게 된다. 예컨대 수백㎞ 떨어진 VR방에서 같은 게임을 동시에 즐길 수 있다. 고윤전 KT 미래사업개발단장은 기자간담회에서 “실감형 미디어는 5G의 ‘킬러 콘텐츠’”라고 평가했다.

아울러 KT는 직영·가맹점에서 스페셜포스 VR을 포함한 50여개 VR 콘텐츠를 선보일 예정이다. 요금은 이용횟수와 연령에 따라 5000원부터 2만2000원까지 다양하다. 또한 KT는 올해 안으로 ‘개인형 VR극장’ 서비스를 출시해 VR방뿐만 아니라 집에서도 VR 콘텐츠를 경험할 수 있게 할 계획이다.

한편 KT는 이날 삼성전자, 퀄컴과 함께 경기도 수원 삼성전자 디지털시티에서 세계이동통신표준화협력기구 3GPP의 5G 국제 표준인 ‘5G NR(New Radio)’ 규격을 활용한 데이터 통신 시연에 성공했다고 밝혔다.

오주환 기자 johnn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