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K 선거판 되살아난 ‘박정희 마케팅’

입력 2018-02-21 05:03

박근혜 바람 어려워지자
보수정당, 아버지 향수 자극
‘朴, 半神半人’ 칭하기도
동상 건립·도로명 등 공약

상대적 勢 약한 민주당은
김부겸 마케팅으로 맞서


선거철이 되자 대구·경북에서 ‘박정희 마케팅’이 되살아나고 있다. 박근혜 전 대통령 이름에 기대기 어려워진 보수정당 후보들은 보수 표심 공략을 위해 박정희 전 대통령 향수를 이끌어내는데 집중하는 모습이다.

20일 지역 정당들에 따르면 자유한국당 경북도지사 후보 경선 출마를 선언한 남유진 전 구미시장은 명함에 ‘리틀 박정희, 남유진’이라는 문구를 넣어 선거 운동에 사용하고 있다. 남 전 시장은 시장 시절 박 전 대통령 기념사업에 매달렸고 박 전 대통령 탄신제에서 “박정희 대통령은 반신반인(半神半人)”이라고 칭하는 등 꾸준히 박정희 마케팅을 펼쳐왔다.

경북도지사에 출사표를 던진 다른 후보들도 박정희 마케팅에 동참하고 있다. 이철우 자유한국당 국회의원(김천)은 지난해 말 국립서울현충원에 찾아가 박 전 대통령과 이승만 전 대통령 묘소를 참배한 사진을 SNS에 올렸고, 김광림 자유한국당 국회의원(안동) 역시 SNS를 통해 경북 구미 박 전 대통령 생가 방문 사실을 알렸다.

대구에서도 박정희 동상 건립 등의 공약을 내세우며 박정희 마케팅에 열중하고 있다. 자유한국당 대구시장 후보 경선에 출마하는 이진훈 전 대구 수성구청장은 “광주에 김대중컨벤션센터가 있듯이 동대구역에 박정희 동상을 세우겠다”고 밝혔다. 또 바른미래당 대구 중구청장 후보로 출마하는 남해진 전 바른정당 대구시당 대변인도 “박정희 대통령 스토리텔링 사업과 박정희 대통령 동상 건립을 추진하고 ‘박정희대로’ 명칭을 사용하겠다”는 공약을 내놨다.

하지만 박정희 마케팅을 불편하게 바라보는 시각도 있다. 정책 선거가 아닌 이미지 선거로 전락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강금수 대구참여연대 사무처장은 “정책을 놓고 경쟁하는 것이 아닌 박정희 전 대통령 이름에 의지해 목적을 달성하려는 시대착오적 행태는 근절돼야 한다”고 밝혔다.

상대적으로 세가 약한 더불어민주당 후보들은 대구에서 비교적 인기가 있는 김부겸 행정안전부 장관과의 친분을 거론하며 얼굴 알리기에 나서고 있다. 김 장관은 보수성향이 강한 대구에서 삼수 끝에 20대 총선에서 야당 국회의원(수성갑)이 된 인물로 지역에서 인지도가 높다.

대구 수성구청장 출마 선언을 한 남칠우 더불어민주당 대구시당 부위원장과 대구시장 선거 출마 선언을 한 이상식 전 국무총리비서실 민정실장, 대구 동구청장 출마를 선언한 최해남 전 대구시 환경녹지국장 등은 김 장관과의 인연 등을 거론하며 인지도 높이기에 나서고 있다.

대구=최일영 기자 mc102@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