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위현장의 ‘앙숙’ 전농-경찰 머리 맞대다

입력 2018-02-21 05:01
시위 현장의 맞수 경북 경찰 수뇌부와 전농 경북도연맹 집행부가 20일 새로운 시위문화 정착을 위해 경북지방경찰청 회의실에서 얼굴을 맞대고 대화를 나누고 있다. 경북지방경찰청 제공

전농 경북연맹-도경찰청
새로운 시위문화 간담회

전농, 적극적 인권정책 주문
경찰, 대화·소통문화 강조


“이제부터라도 앙금을 털어내고 잘 해봅시다.”

시위현장에서 항상 앙숙으로 만나 긴장관계를 이어왔던 농민과 경찰이 함께 간담회를 열고 새로운 시위문화 정착에 관해 머리를 맞댔다.

20일 오전 11시 경북지방경찰청 회의실. 전농 경북도연맹(의장 권오현)과 경북지방경찰청(청장 김상운)은 연맹 집행부 및 지방경찰청장과 간부 등이 참석한 가운데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한 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권 의장 등 전농 경북도연맹 집행부와 김 청장 및 정보·수사·경비과장 등 지휘부들이 참석했다.

다소 어색한 자리였지만 양측은 새로운 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서로 속내를 털어놨다. 도 연맹 집행부 관계자는 지방경찰청 지휘부에 농민 권익 보호를 위해 경찰의 보다 적극적인 인권 정책 실현을 주문했다.

김 지방경찰청장은 헌법상 보장된 기본권 실현의 관점에서 집회의 자유 보장을 강조하고 “평화적 집회시위 개념을 도입,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소통의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해 상호 노력하자”고 제의했다

이날 간담회는 경북지방경찰청 정보관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지난해 9월 경찰청의 ‘집회시위의 자유 보장 권고안 및 부속의견’ 발표 이후 새로운 시위 문화 정착이 요구됐기 때문이었다. 양측 관계자는 “대립과 갈등이 아닌 대화와 소통의 집회시위 문화 정착을 위한 노력의 일환으로 이뤄졌다는 측면에서 나름 의미가 있었다”고 평가했다.

대구=김재산 기자 jskimkb@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