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전방위 통상압박에… 상무관회의 3년 연속 열려
세탁기·차·철강 이어
반도체 때리기 나설 수도
낸드 값 내려도 수요 늘어
500억 달러 시장 유지
“2021년까지 슈퍼사이클”
정부가 2년마다 개최하던 상무관 회의를 최근 3년 연속 소집했다. 정부는 청년 해외 일자리 창출 등을 논의하기 위한 것이라고 하지만 미국과 중국의 무역 분쟁 등 통상환경의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대응전략을 모색하기 위해 전 세계 상무관들을 불러들였다는 시각이 많다.
산업통상자원부는 19일 정부세종청사와 서울 코엑스에서 미국 중국 등 22개국 총 26명의 상무관이 참석한 가운데 ‘2018년 상무관 회의’를 개막했다.
상무관은 재외공관에서 통상·산업·자원 업무를 담당하며 현지에 진출한 우리 기업의 애로 해소, 주재국 정부와의 협의 및 시장 동향 파악 등의 업무를 수행하는 공무원이다.
2003년 처음 상무관 회의가 열린 이후 1∼3년마다 비정기적으로 열렸고 2010년부터 2년마다 개최됐다. 그러나 2016년 수출 악화로 상무관 회의가 열렸고 지난해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취임에 따른 통상압박과 사드배치로 인한 수출 타격으로 2년 연속 열렸다.
산업부는 올해로 3년 연속 열리는 상무관 회의 소집 이유를 ‘세계 각국 상무관들과 우리 청년의 해외 일자리 창출 방안 논의’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현재 수출 상황과 통상 여건이 좋지 않음을 보여주는 것이라는 해석이 많다. 실제로 지난 12일 ‘주요 업종 수출 점검회의’에서 김영삼 산업부 무역투자실장은 “2월 대내외 수출 여건은 녹록지 않다”고 말했다.
정부는 설 연휴로 인한 조업일수 감소나 중국 춘제(春節) 연휴, 지난해 같은 기간 20.2% 증가세를 보였던 것의 기저효과 등 일시적 사안을 주요 수출 하방요인으로 꼽았다. 하지만 더 큰 문제는 보호무역주의에 따른 수입규제 조치 확대, 미·중 간 무역갈등 심화 등이다.
미국은 이미 세이프가드(긴급수입제한조치), 호혜세 도입, 무역확장법 232조 발동으로 한국의 세탁기와 자동차, 철강 등에 보복 관세를 부과하기 위한 움직임에 들어갔다.
다음 타깃은 한국 수출을 이끌고 있는 반도체가 될 것이라는 우려가 나온다.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는 지난달 한국·중국·대만, 일본 기업 등을 상대로 차세대 저장장치인 솔리드스테이트드라이브(SSD) 등에 대해 ‘관세법 337조’ 위반 여부 조사에 착수했다. 제현정 무역협회 연구위원은 “미국의 통상법은 워낙 세분화돼 있고 많아서 마음만 먹는다면 반도체도 필요한 법안을 찾아서 문제 삼을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처럼 미국의 압박이 거세지고 있지만 SSD의 핵심 부품이자 삼성전자·SK하이닉스의 주력 반도체의 하나인 낸드플래시는 2021년까지 ‘슈퍼 호황기’를 유지할 것으로 전망됐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IHS마킷에 따르면 삼성전자 등 주요 반도체 업체가 생산라인을 확장해 낸드플래시 공급량을 늘리면서 기가바이트(GB)당 평균 판매단가는 지난해 0.31달러에서 2021년 0.08달러까지 내려갈 예정이다. 하지만 데이터센터와 스마트폰용 낸드플래시 수요가 늘어 전체 매출은 지난해 538억 달러, 올해 593억 달러, 2021년 561억 달러 등 500억 달러대를 유지할 것으로 분석됐다.
세종=서윤경 기자, 오주환 기자 y27k@kmib.co.kr
그래픽=안지나 기자
낸드플래시 호황 3년 더 간다는데… 미국發 된서리 맞나
입력 2018-02-20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