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가 최근 인도양의 섬나라 세이셸과의 협상을 통해 세이셸군도 중 아쏭씨옹섬에 군사기지를 지을 수 있게 됐다고 18일 미국 CNN방송이 전했다.
인도 영향권에 있던 스리랑카와 몰디브 등 인도양 국가들에 중국이 잇따라 깃발을 꽂자 위기감을 느낀 인도가 대응에 나선 것이다. 무역량의 대부분이 인도양을 오가는 인도로서는 중국이 인도양 패권을 장악해 자국을 포위하는 꼴을 지켜만 볼 수 없는 입장이다.
인도와 세이셸의 합의서는 공표되지 않았지만 해군기지와 활주로 건설 허가가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나렌드라 모디 인도 총리가 2년 넘게 공을 들여 군사기지 허가를 따냈다.
이는 인도양에서 빠르게 세력을 넓혀가는 중국에 대응하기 위한 조치다. 중국은 지난해 7월 아프리카 북동쪽 지부티에 해군기지를 세웠다. 지부티는 홍해와 아덴만에 면하는 나라로, 항로가 인도양으로 이어진다. 지난해 12월 중국은 스리랑카 남부 함반토타항의 운영권을 인수했다. 항구 건설에 차관을 제공한 뒤 스리랑카가 빚을 못 갚자 항구를 사버린 것이다.
‘친(親)중국’ 압둘라 야민 대통령이 집권하고 있는 몰디브도 스리랑카의 전철을 밟을지 모른다. 해외에 망명 중인 모하메드 나시드 전 몰디브 대통령은 최근 일본 언론 인터뷰에서 몰디브가 중국에 진 채무를 갚지 못해 내년 중 중국에 영토를 할양하는 사태에 몰릴 것이라고 우려했다.
중국은 이 같은 우려를 일축했지만 인도양에서 중국의 영향력이 커지는 것에 인도가 공포를 느끼고 있다고 CNN은 전했다. 인도 국립해양재단의 구르프리트 쿠라나 사무총장은 “세이셸과의 합의는 영토 보전을 위한 노력의 하나”라고 설명했다.
천지우 기자 mogul@kmib.co.kr
그래픽=전진이 기자
인도, 세이셸에 軍기지 짓는다… “인도양서 급속히 세력 넓히는 중국 견제”
입력 2018-02-19 18:44 수정 2018-02-19 2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