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언론, 고교 총기난사 이후
한국의 엄격한 총기관리 조명
“역대 어느 올림픽보다 안전”
생존 美 학생들 시위 예고
“평창에서 무장군인이나 총을 보기 어렵지만 훨씬 안전하다는 느낌이 들어요.”
플로리다주 고교 총기난사 사건으로 총기규제 강화 여론이 높아지는 미국에서 한국의 엄격한 총기규제 실태와 낮은 범죄율이 주목받고 있다.
일간 USA투데이는 18일(현지시간) “한국에서 총기난사는 거의 상상하기 어렵다”고 보도했다. 신문은 그 이유로 “한국에서는 등록하지 않은 총기를 소지할 수 없으며, 사냥이나 사격연습용 총도 지역 경찰서에 보관하도록 하고 있다”며 까다로운 총기관리 규정을 들었다.
신문은 인구 5100만명의 한국에서 2016년 발생한 살인사건이 356건인데 비해 인구가 270만명인 미국 시카고에서만 같은 해 762건의 살인사건이 발생했다는 통계를 비교했다.
평창 동계올림픽에 참가한 선수들도 예외가 아니다. 총을 경기에 활용하는 바이애슬론에 출전한 선수들은 라이플총을 자신의 숙소에 둘 수 없다. 이는 예전 동계올림픽에서는 볼 수 없던 풍경이다.
한국에서는 총기 소지가 엄격하게 금지되다 보니 총을 보는 것 자체가 쉽지 않다. 2014년 러시아 소치 동계올림픽 때는 중무장한 군인들이 거리는 물론 올림픽 경기장 곳곳에 배치됐으나 평창에서는 경찰들도 대부분 총기를 휴대하지 않는다.
한국에 살고 있는 퇴역 군인 스테판 타프는 “내 친구들이 북한 때문에 한국에 사는 게 위험하다고 말하면 나는 미국에 사는 것보다 한국이 훨씬 안전하다고 설명해준다”고 소개했다.
한편 플로리다주 파크랜드 마저리스톤먼 더글라스 고교에서 벌어진 총기난사에 분노한 고교생들이 다음 달 24일 워싱턴DC에서 총기규제를 촉구하는 시위를 벌일 예정이다.
총기난사 현장에서 살아남은 학생들은 CNN, ABC, CBS 등 주요 방송과 가진 인터뷰를 통해 이런 계획을 밝혔다. 이 학교 학생 캐머런 캐스키는 “우리 세대가 목숨을 잃는 동안 정치인들은 함부로 행동했다”고 규탄했고, 에마 곤살레스는 “어른들이 우리를 실망시킨 만큼 우리가 변화를 만들어내겠다”고 다짐했다.
워싱턴=전석운 특파원 swchun@kmib.co.kr
美언론, 韓총기규제 집중 조명 “총 없는 평창, 美보다 안전”
입력 2018-02-20 05: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