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육부 공청회… 검토안 공개
수학 가형서 ‘기하’ 빠질 듯
나형은 삼각함수 등 추가
학부모 “문과 학습부담 커져”
EBS 연계율 70% 유지 가닥
올해 고교 1학년이 치를 2021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는 이과생이 주로 치르는 수학 가형에서 ‘기하’가 빠질 것으로 보인다. 수능 출제범위에서 기하가 빠지는 건 처음이다. 문과생이 치르는 수학 나형의 출제범위는 늘어날 전망이다.
교육부는 19일 서울교대에서 ‘2021학년도 수능 출제범위 공청회’를 열고 이런 내용의 검토안을 공개했다. 올해 고1은 지난 정부의 교육과정과 새 정부 대입제도 사이에 낀 학년이다. 올해 고1부터 2015 개정 교육과정이 적용된다. 교육부는 당초 이들이 치르는 수능부터 새 수능 제도를 적용할 계획이었다. 그러나 수능 절대평가 논란 등으로 지난해 8월 수능 개편안 확정·발표가 올해 8월로 1년 미뤄졌다. 따라서 올해 고1은 배우는 내용(교육과정)과 평가(수능)가 다른 ‘미스매치’가 발생했다. 종전 수능처럼 국어 수학 영어 한국사 사회탐구 과학탐구 직업탐구 제2외국어/한문을 치르지만 출제 범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
정책연구진은 “현행과 같은 형식과 출제범위를 유지하되 조정이 불가피한 경우 학습 부담을 완화하는 방향으로 조정했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검토안에서 수학 가형 출제범위에 수학Ⅰ, 미적분, 확률과 통계를 넣고 기하를 빼는 방안을 제안했다. 기존 수능에 포함됐던 ‘기하와 벡터’ 중 기하는 새 교육과정에선 주로 3학년 때 배우는 심화과목인 진로선택과목, 벡터는 과학고 등에서 배우는 전문교과과목으로 분류됐기 때문이다. 새 교육과정상 주로 2학년 때 배우는 일반선택과목까지만 수능에 내는 게 원칙이다.
연구진이 2119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내용도 대학교수·교사의 76%, 학부모·시민단체의 89%가 기하 제외에 찬성했다. 교육부 관계자는 “기하 제외 쪽으로 가닥을 잡고 있다. 변별력은 다른 출제범위에서 확보 가능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처음 기하가 제외되면서 이공계 학생의 수학 기초소양이 부족해질 것이란 우려도 나온다.
연구진은 수학 나형의 경우 수학Ⅰ·Ⅱ, 확률과 통계를 출제범위로 제안했다. 이렇게 되면 삼각함수 등 예전에 문과생이 배우지 않았던 내용이 수능에 출제된다. 여욱동 대구달성고 교사는 “수학Ⅰ의 경우 기존 수능 범위였던 지수, 로그의 정의 부분을 넘어 함수까지 다루고, 삼각함수는 기존의 이과 범위까지 다룬다”고 말했고, 교육시민단체 사교육걱정없는세상은 “수학Ⅰ에 추가되는 부분 때문에 문과 학습부담이 매우 높아진다”고 주장했다.
국어는 종전 ‘독서와 문법’이 새 교육과정에서 ‘독서’ ‘언어(문법)와 매체’로 분리됐다. 새 교육과정에 포함된 매체를 수능 출제범위에 포함시킬지가 쟁점이었다. 연구진은 한 과목이므로 언어와 매체를 모두 출제할 것을 제안했다. 과학탐구의 경우 진로선택과목인 과학Ⅱ를 수능에 포함시키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영어 사회탐구 직업탐구 영역의 출제범위는 종전과 같다. EBS 연계율은 현행과 같은 70% 수준을 유지할 가능성이 높다.
이도경 기자 yido@kmib.co.kr
2021수능 수학 출제범위, 이과 줄고 문과 늘어난다
입력 2018-02-19 18:49 수정 2018-02-19 21:3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