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한 입덧, 태아 건강에도 악영향… 저체중아 출산 위험

입력 2018-02-20 05:00
영양 상태 불균형 초래할 가능성
기형아·저체중아 출산 위험 증가
전문가 찾아가 치료 받는게 좋아

임신부의 삶의 질을 떨어뜨리는 입덧이 태아 건강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제일병원은 주산기과 한정열(사진) 교수 연구팀이 2015년 1∼6월 임신부 472명을 대상으로 입덧 정도와 입덧 전후 삶의 질 변화를 평가한 결과 이 같이 나타났다고 19일 밝혔다.

조사 대상자의 입덧 경험 비율은 80.7%였다. 구토 및 헛구역질 횟수, 시간 측면에서 적극적인 입원치료를 필요로 하는 중증(severe) 입덧은 전체 임신부의 약 7%가 호소했다.

임신 전과 비교했을 때 삶의 질 변화는 참을 수 있는 정도의 입덧을 겪은 경증 임신부의 경우 70% 수준, 중증 입덧을 겪은 임신부들은 50% 이하 수준으로 악화된 것으로 각각 확인됐다.

입덧은 평균 6주경에 시작해 임신 9주경 최고로 심해졌다가 임신 14주경 90%가 회복됐다. 10명 중 1명은 14주 이후에도 입덧이 지속됐다. 중증 입덧은 자칫 영양상태 불균형으로 이어질 수 있고, 엽산제 복용 등을 방해해 기형아 발생과 저체중아 출산 위험을 증가시킬 수도 있다.

한 교수는 “태아기의 영향 불균형은 성인기의 당뇨병과 신경 및 정신발달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다”며 “입덧이 심해질 경우 산전관리 전문가를 찾아 치료를 받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말했다.

입덧을 완화하려면 식습관에 변화를 주어 식사를 여러 번 조금씩 자주 해보거나 맵고 기름진 음식을 피하는 것이 좋다. 구토를 유발하는 냄새나 환경을 피하는 것도 권장된다. 그래도 심한 입덧이 가라앉지 않고 더 심해질 경우엔 피리독신과 독시라민 성분이 포함된 입덧 완화제를 처방받아 복용해야 한다.

연구결과는 대한산부인과학회가 발행하는 영문판 국제 학술지 ‘옵스테릭스 앤드 진콜로지 사이언스’(OGS) 1월호에 게재됐다.

이기수 의학전문기자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