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헬스 파일] 만성 두통

입력 2018-02-20 05:00
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 원장
뚜렷한 원인 못 찾을 땐
위·장 딱딱하게 만들어
혈액순환까지 방해하는
담적증후군 가능성도

두통은 살면서 누구나 겪는 흔한 통증이다. 일상생활에서 조금만 신경을 쓴다거나 무리를 하다보면 머리가 콕콕 쑤시거나 지끈거리는 통증을 느끼기 쉽다. 그때마다 습관처럼 진통제를 삼키며 가볍게 넘어가곤 한다.

이런 두통이 매일 반복된다면 어떻게 될까. 아마도 그냥 참고 지내기가 힘들어질 것이다.

보통 한 달에 15회 이상 두통이 지속될 때 만성두통으로 본다. 두통이 만성화되면 반복되는 통증으로 인해 일상생활 수행에 많은 어려움을 겪게 된다. 신경이 예민해지거나 불면증이 나타나기도 하며 심한 경우에는 우울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현대의학에서는 과도한 스트레스, 갑작스런 환경 변화, 누적된 피로, 뇌신경의 지나친 긴장 및 수축 등을 두통의 원인으로 본다. 따라서 두통 예방 및 치료법도 생활습관 개선 및 자세 교정, 스트레스와 피로가 쌓이지 않는 라이프스타일 회복 등에 초점을 맞춘다.

필자가 볼 때 위에서 제시한 일반적인 방법은 확실한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대다수 두통 환자들이 조금이라도 통증을 줄이기 위해 진통제를 먹기 시작하는데, 이 또한 순간의 통증만 막는데 도움을 줄 뿐 통증의 뿌리를 제거하는 올바른 치료라고 할 수가 없다. 더욱이 장기간의 두통약 복용은 약에 대한 내성이나 약물남용으로 인한 약제성 두통 같은 부작용을 일으킬 수도 있기 때문에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한의학에서는 두통의 원인을 담(淡)에 있다고 본다. 담은 음식물이 제대로 소화되지 않아서 생긴 부패한 물질로, 위와 장에 쌓여 위장을 굳게 만드는 독소다. 위에 담 독소가 축적돼 생기는 병을 담적증후군이라고 부른다.

담적증후군에 걸리면 위장 기능을 악화시키는 담 독소가 혈류를 타고 온 몸으로 퍼지게 된다. 잘 낫지 않는 만성 두통은 담 독소가 상체로 올라가 목과 어깨를 딱딱하게 만들고, 이로 인해 머리 쪽으로 가는 혈류도 방해를 받게 될 때 나타나는 증상이다.

만약 뚜렷한 원인을 찾지 못하는 두통 환자라면 위와 장을 딱딱하게 만들어 혈액순환까지 방해하는 병인 담적증후군 때문일 가능성을 한번쯤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고 본다. 몸속에 쌓이는 담 독소를 제때 제거하지 않고 방치하게 되면 머리로 가는 혈류에 악영향을 미쳐 만성적으로 두통에 시달리기 쉬워진다.

최서형 위담한방병원 대표 원장

그래픽=전진이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