獨외무 “여전히 미국 인정할지 더는 확신하지 않는다”

입력 2018-02-18 19:06
사진=신화 뉴시스

지그마어 가브리엘(사진) 독일 외무장관이 미국에 대한 신뢰에 우려를 표하며 ‘강한 유럽연합(EU)’을 역설했다.

중도좌파 사회민주당 소속인 가브리엘 장관은 17일(현지시간) 뮌헨안보회의에서 “우리가 여전히 미국을 인정할 수 있는지 의문”이라면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미국 우선주의’ 정책을 비판하고 나섰다. 이어 “2차대전 이후 유럽은 미국과 여러 분야에서 밀접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면서 “유럽이 미국의 보호에 무임승차했다는 지적은 옳지 않다”고 주장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에서 미국이 과도한 분담금을 내고 있다며 다른 회원국들의 방위비 분담금을 촉구하면서 상호방위 조약에 대한 지지를 거부했다가 논란을 일으킨 바 있다. NATO의 29개 회원국 가운데 지난해까지 국방비 지출 가이드라인(국내총생산의 2%)을 달성한 나라는 미국 영국 독일 등 5개국이다. 그리고 올 들어 8개국으로 늘어났다.

가브리엘 장관은 “유럽이 힘을 모아 보여줄 때가 왔다. 최근 우크라이나 사태에서도 드러났듯 러시아, 중국 등은 우리의 단합을 시험하고 있다”면서 “육식동물 세상에서 유일한 채식주의자로 살기는 매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회의에서 장클로드 융커 EU 집행위원장은 “오랫동안 EU는 국제정치를 할 능력이 없었지만 상황이 변화를 중요하게 만들었다”고 설명했다. 유럽 언론은 트럼프 행정부에 대한 대응으로 EU가 국제사회에서 더욱 강력한 영향력을 발휘하려 한다고 전했다.

뮌헨안보회의는 범세계적인 안보 이슈를 논의하기 위해 1963년 창설된 유럽 최대 규모의 연례 국제안보회의다. 이번 회의에선 북한 핵과 미사일 개발도 비중 있게 논의됐다.

장지영 기자 jyjang@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