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PGA 67년 만에… 루키 고진영 ‘빅샷’

입력 2018-02-18 21:34
고진영이 18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컨트리클럽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에서 우승한 뒤 우승컵에 입을 맞추는 세리머니를 하고 있다. 뉴시스

고진영(23)이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데뷔전에서 우승하며 무서운 신인의 등장을 알렸다. LPGA 데뷔전 우승은 골프 역사상 2번째이며, 51년 베벌리 핸슨(미국)의 이스턴오픈 우승 이후 67년 만이다. 첫 라운드부터 최종 라운드까지 리더보드 맨 윗줄에서 이름을 내리지 않은 ‘와이어 투 와이어(wire to wire)’ 우승이었다.

고진영은 18일 호주 애들레이드의 쿠용가 컨트리클럽(파72·6599야드)에서 열린 LPGA투어 ISPS 한다 호주여자오픈(총상금 130만 달러) 최종 라운드에서 3언더파 69타를 기록, 4라운드 합계 14언더파 274타로 정상에 올랐다. 고진영은 이날 첫 홀부터 버디를 성공하며 기분 좋게 최종 라운드를 시작했다. 날카로운 어프로치로 연속 버디를 성공시켰고, 전반 마지막 홀에서 또다시 버디를 추가하며 2위 최혜진(19) 등과의 격차를 벌렸다. 13번 홀에서도 까다로운 6m 거리에서 버디 퍼팅에 성공했다.

고진영은 지난 15일 1라운드에서 버디 9개를 잡아내는 활약과 함께 7언더파를 몰아치며 일찌감치 단독 선두로 나섰다. 쾌조의 스타트를 보인 뒤 2라운드에서 3타를 줄였고, 바람이 강해진 3라운드에서도 1타를 줄이며 중간합계 11언더파를 만들었다. 6번 8번 13번홀에서 클럽 선택 실수로 보기를 기록하고서도 “아직 선두이기 때문에 좋다”며 여유를 드러냈다.

고진영은 대회 중 해외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해본 경험이 있다” “치핑과 퍼팅이 열쇠가 될 것”이라며 시종일관 자신감을 보였다. 그는 대회 중에도 “매일 밤 긴장을 풀기 위해 평창 동계올림픽 중계방송을 시청하며, 특히 가장 좋아하는 스피드스케이팅을 보고 있다”고도 했다. 이날 경기 직후 고진영은 LPGA 홈페이지의 ‘탑 플레이어’ 목록에 이름을 올렸다. 해외 언론들은 고진영을 LPGA의 강력한 신인상 후보로 지목했다. 2013년 이 대회에서 우승한 신지애(30)는 5년 만의 정상 탈환을 노렸지만 6언더파로 공동 7위에 머물렀다.

이경원 기자 neosarim@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