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00m 실격에도 아쉬움 털고
강한 체력과 폭풍 스피드로
작은 체구의 단점 극복하고
바깥쪽 추월로 경쟁자 제쳐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1500m 금메달을 손에 쥔 ‘얼음 공주’ 최민정(20)은 여섯 살 때 취미로 스케이트를 처음 배웠다. 나이 제한에 걸려 4년 전 소치올림픽에 출전하지 못했지만 이미 16세의 나이로 선배 스케이터들을 제치고 태극마크를 달았다.
평소 그의 모습은 여느 스무 살 소녀와 다를 게 없다. 그런데 빙판 위에만 서면 표정이 180도 변한다. 자그마한 실수에도 표정 변화가 없는 포커페이스를 유지한다.
강철 멘털의 최민정은 지난 13일 평창올림픽 쇼트트랙 여자 500m 결승에서 실격당했지만 곧바로 아쉬움을 훌훌 털었다. 나흘 뒤 생애 첫 올림픽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최민정의 아웃코스 추월 능력은 작은 체구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경쟁자들의 후미에서 기회를 노리다 바깥쪽으로 순간적인 스퍼트를 시도해 선두권에 자리잡는데, 스피드와 체력이 뒷받침돼 가능했던 기술이다. 최민정은 162㎝로 작은 편이다. 쇼트트랙에서 코너링을 돌 때는 유리하지만 몸싸움에 불리하다. 인코스 추월을 시도할 경우 상대와의 몸싸움에서 밀리기 쉽다.
이에 최민정은 몸싸움을 피할 수 있는 바깥쪽 추월을 선택했다. 바깥쪽에서 치고 나가려면 안쪽에서 달리는 선수들보다 긴 거리를 더 빠르게 타야 한다.
그래서 하루 10시간 이상 고강도 체력훈련에 힘을 쏟았다. 또 스트로크(다리를 움직이는 동작) 횟수를 늘려 짧은 보폭으로도 더 빠르게 나가는 연습을 수없이 반복했다.
강릉=박구인 기자
사진=김지훈 기자
최민정 두 장점… ‘얼음공주’ 멘털+‘아웃코스 추월’ 기술
입력 2018-02-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