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만명 도심에 모여 축하 행진
자국 출신 英 팝스타 큰 환대
1만여명 ‘인종청소’ 아픈 상처
실업률·전범처리 등 문제 산적
세르비아 아직 독립 인정 안해
115개국이 인정… 한국 미수교
발칸반도의 신생국 코소보가 17일(현지시간) 세르비아에서 독립을 공식 선포한 지 꼭 10년이 됐다. 코소보는 17∼18일 이틀간 전역에서 기념행사를 열었다.
특히 수도인 프리슈티나에선 노란색과 파란색이 섞인 코소보 국기가 나부끼는 가운데 군중 수만명이 도심에 모여 축하 행진을 벌였다. 첫날 대규모 기념 콘서트에선 코소보 출신 영국 팝스타 리타 오라(사진)가 출연해 큰 환영을 받았다. 코소보 내전 직전인 1990년에 태어난 오라는 코소보가 속해 있던 유고연방이 내전에 돌입한 이듬해 가족과 함께 영국으로 이주했다. 콘서트와 함께 코소보를 현재까지 국가로 인정한 나라의 숫자를 의미하는 115그루의 나무를 심는 행사도 열렸다.
옛 유고연방 당시 자치주였던 코소보의 독립은 연방 붕괴 이후 세르비아의 탄압에서 비롯됐다. 알바니아계가 대부분인 코소보가 96년부터 독립 투쟁을 본격적으로 전개하자 세르비아는 98년 대대적인 반군 소탕 작전을 벌이면서 알바니아계 주민 1만여명을 학살했다. 코소보 내전은 북대서양조약기구(NATO)가 99년 세르비아를 폭격하며 가까스로 막을 내렸고, 코소보는 이후 유엔의 보호를 받다가 미국과 유럽연합(EU) 등 서방의 지지를 등에 업고 2008년 2월 17일 독립을 선포했다. 하지만 코소보를 여전히 자국의 일부로 여기는 세르비아를 비롯해 러시아 중국 스페인 그리스 등으로부터 나라로 인정받지 못하고 있다. 한국도 코소보와 정식 국교를 수립하지 않았다.
영국 일간 가디언 등 유럽 언론은 코소보가 독립 10주년을 맞았지만 높은 실업률, 부정부패, 전범 문제 등 산적한 과제를 안고 있다고 지적했다. 실제로 코소보 젊은이들이 매년 일자리를 찾아 해외로 떠나고 있다. 또 코소보 전체 인구의 6%인 13만명의 세르비아계는 여전히 세르비아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
코소보 내전 당시 코소보인민해방군 사령관이었던 라무시 하라디나이 총리는 독립 10주년 연설에서 “코소보는 자유에 대한 국민의 요구를 옹호해 왔다”면서도 “그러나 국가를 향한 시민들의 기대가 여전히 충족되지 못했음을 인정한다”고 말했다.
장지영 기자
그래픽=공희정 기자
[월드 히스토리] 분리 독립 10주년 코소보… 갈 길 먼 ‘발칸의 눈물’
입력 2018-02-19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