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관련 이슈 너무 부각 등
여러 가지 악재 겹치면서
수혜주로 꼽힌 18개 종목 중
주가 상승한 건 5개에 불과
평창 동계올림픽의 뜨거운 열기가 주식시장엔 전해지지 않고 있다.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올림픽 수혜주’로 꼽혔던 종목들이 좀처럼 기를 펴지 못하고 있다.
1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10대 금융투자회사가 평창올림픽 수혜주로 꼽은 종목 18개 중 올림픽 개막(지난 9일) 이후 주가가 오른 종목은 5개에 불과하다. 나머지 12개 종목의 주가가 떨어졌고 1개는 변동이 없다. 금융투자회사는 5G(5세대 이동 통신) 관련주, 중국 소비 관련주, 평창 지역 관련주 등을 수혜주로 추천했었다.
평창올림픽 이동통신 분야 공식 파트너사인 KT는 강원도 강릉 올림픽파크에서 5G 기술을 세계 최초로 시범 운영하기로 하면서 대표적인 수혜주로 꼽혔었다. 그러나 불법 정치자금 후원 혐의로 경찰의 압수수색을 받는가하면 지난해 4분기 실적도 좋지 않자 올림픽 기간 주가가 오히려 떨어졌다. KT는 지난 9일부터 14일까지 2.29% 하락했다. SK텔레콤이나 LG유플러스도 같은 기간 보합세를 보이거나 소폭 내렸다. 김홍식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막상 올림픽 뚜껑을 열어보니 북한 관련 이슈가 너무 부각되는 바람에 주목이 예상됐던 5G는 묻혀버렸다”고 봤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5G 관련 종목은 이번 올림픽에선 크게 혜택을 못 봤지만 해당 분야의 성장 가능성, 경쟁력 등을 감안했을 때 앞으로 꾸준히 오를 것”이라고 전망했다.
중국 소비 관련주의 경우 규제 완화에 힘입어 많은 중국 관광객들이 올림픽 경기장을 찾을 것이라는 전망에 기대를 받았었다. 하지만 아모레퍼시픽(-2.91%), 호텔신라(-2.34%) 등 화장품, 면세점 등 관련 종목은 올림픽 개막 후 내림세를 탔다. 하인환 SK증권 연구원은 “중국의 한국 관광 규제가 완전히 해소되진 않았기 때문에 관광객 수가 회복되지 않았다”며 “올림픽 수혜를 입기 힘든 상황이 되면서 기대감이 주가에 이미 반영된 일부 종목은 오히려 떨어졌다”고 설명했다.
이달 초 미국 증시의 급락 여파로 국내 주식시장 자체가 올림픽과 같은 일시적 이벤트와 동떨어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김영환 KB증권 연구원은 “때마침 올림픽 시기와 맞물려 국내외 주식시장의 변동성이 크게 확대됐다. 시장이 혼란스러우니 올림픽 수혜주에 관심이 없는 듯하다”고 말했다.
다만 올림픽 공식 파트너인 삼성전자는 6.52% 올랐다. 올림픽 효과라기보다 주식시장이 크게 떨어졌다가 대형주 중심으로 다시 오른 영향이 큰 것으로 보인다.
안규영 기자 kyu@kmib.co.kr
그래픽=이석희 기자
좀처럼 증시로 옮겨붙지 않는 ‘평창 열기’
입력 2018-02-19 05:0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