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질 것을 다 가진 우리는
대화에 목말라하지 않아”
북한이 미국과의 대화 가능성을 재차 부인했다. 미국이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 이후 대북 대화 신호를 잇달아 발신하자 이를 뿌리치며 기싸움을 벌이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은 17일 개인 필명 논평에서 “할 일을 다 해놓고 가질 것을 다 가진 우리는 미국과의 대화에 목말라하지 않는다”며 “시간이 갈수록 바빠질 것은 다름 아닌 미국”이라고 주장했다. 신문은 “미국이 제재 압박으로 나오든, 군사적 선택을 하든, 모략 소동에 열을 올리든 우리는 그 모든 것에 대처할 다양한 방안들이 다 준비돼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부연했다.
신문은 특히 마이크 펜스 미국 부통령이 방한 기간 중 보인 행보를 강하게 비난했다. 신문은 펜스 부통령이 탈북민을 면담하고 천안함 기념관을 방문한 사실을 언급하며 “펜스는 이번 남조선 행각 기간 가는 곳마다 비난의 눈총을 받으며 축에 끼우지 못하고 비실비실대면서 돌아가는 추한 꼴만 보여줬다”고 비난했다.
또 펜스 부통령이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과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 등 북한 인사들과의 접촉을 피한 것에 대해선 “우리 고위급 대표단이 가까이 다가올 때는 마주 볼 엄두조차 내지 못했다”며 “아무리 낯가죽이 곰발바닥 같다고 해도 어떻게 감히 정의감과 자신심에 넘쳐있는 우리 대표단의 밝은 모습을 마주할 수 있겠는가”라고 했다.
앞서 조영삼 북한 외무성 국장은 지난 7일 조선중앙통신 기자와의 문답에서 “(고위급 대표단은) 남조선 방문 기간 동안 미국 측과 만날 의향이 없다”며 “우리는 미국에 대화를 구걸한 적이 없으며 앞으로도 같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조성은 기자 jse130801@kmib.co.kr
“바쁜 쪽은 美” 기싸움 北
입력 2018-02-18 18:5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