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 맞아 교계·교회 다채로운 나눔 행사

입력 2018-02-15 00:00
한국교회봉사단 천영철 사무총장(왼쪽) 등이 14일 오후 서울 동자동 쪽방촌 주민을 방문해 설 선물을 건네고 있다. 강민석 선임기자
14일 오전 동자동 새꿈어린이공원에서 열린 떡국나눔행사에서 떡국을 먹는 노숙인들. 강민석 선임기자
지난 8일 김필수 한국구세군 사령관(왼쪽)이 서울역광장에서 ‘사랑의 쌀 나눔’ 행사를 갖고 있다. 구세군 제공
설 명절을 맞아 소외이웃을 향한 그리스도인들의 온정이 줄을 잇고 있다. 쪽방촌 독거노인들을 비롯해 다문화 이주민, 탈북민 등을 위한 다채로운 행사와 모임 등이 설 연휴 내내 이어질 예정이다.

명절을 하루 앞둔 14일 오후 서울 용산구 동자동. 서울에서 가장 큰 쪽방촌이 형성된 이곳에 한국교회봉사단(한교봉) 회원교회 자원봉사자들이 방문했다. 저마다 한과 박스를 나눠 들고 쪽방촌의 가파른 계단을 올랐다. 좁은 골목을 돌아 도착한 김문환(78) 할아버지의 집은 3.3㎡(1평)가 채 되지 않았다.

좁은 방은 온갖 잡동사니로 발 디딜 틈도 없었다. 허리가 아파 거동이 불편한 김 할아버지에게 선물을 전한 유민주(26·여)씨는 “추운 겨울에 난방도 되지 않는 방에서 지내시는 모습이 안타까웠다”면서 “항상 건강하시라고 새해 인사를 전했다”고 말했다.

이날 용산 성민교회와 함께 쪽방촌 심방에 나선 한교봉은 한과 700세트를 준비해 전달했다. 경기도 고양의 거룩한빛광성교회 청년부 청년들도 선물 전달을 위해 이곳을 찾았다.

앞서 이날 오전 동자동 쪽방촌 초입의 새꿈어린이공원에서는 떡국 나눔 행사가 열렸다.

설을 맞아 쪽방촌 주민들에게 떡국과 내복, 양말 등 선물을 건네고 그들을 위해 기도하며 온정을 나누기 위한 취지에서다. 사랑의전국노인기독신우회한국기독실업인회 주최로 진행된 이번 행사엔 지난 10년 동안 무료급식을 이어온 전국노인·노숙인 사랑연합회 회원들도 동참했다.

색소폰 연주에 맞춰 찬송가가 울려 퍼지자 노숙인 400여명이 금세 공원으로 모였다. 노숙인들은 손뼉을 치고 함께 찬양을 불렀다. 전국노인기독신우회 대표인 이강호 목사는 “설이 되면 새해 복 많이 받으라고 얘기하는데 복이란 하나님이 함께하는 것”이라며 “떡국을 먹는 이마다 생명과 영성이 함께하길 바란다”고 덕담을 건넸다. 예배가 끝난 뒤 노숙인들은 김이 모락모락 피어오르는 떡국을 함께 나눴다.

서울 동작구 물댄동산교회(조요셉 목사)는 17일 오전 11시 교회에서 북한이탈주민을 대상으로 ‘설맞이 한마당 잔치’를 연다. 가족, 친지와 만나 고향에서 명절을 보낼 수 없는 탈북민을 위해 마련된 자리다. 교회는 점심 식사를 제공하고 윷놀이 등 민속놀이와 기타공연 등 모두가 함께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해 탈북민의 향수를 덜어줄 계획이다.

조요셉 목사는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통일이 되기 전까지 고향을 찾을 수 없는 탈북민을 위해 교회를 개척한 2006년 이후 매년 명절에 행사를 열고 있다”며 “올해도 남북한 사람이 하나로 어우러져 서로를 이해할 수 있는 소통의 장이 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대한예수교장로회 통합은 설 연휴를 맞아 주일인 18일을 ‘동행하는 주일’로 지키길 권면하는 총회장 서신을 발표했다.

최기학 총회장은 “다가오는 주일에는 고향교회나 지역 내 작은교회, 농어촌교회를 찾아 예배드리고 우리 모두가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한 형제자매이며 함께 성장해야 하는 존재임을 확인하기 바란다”고 제안했다.

또 고향교회에 헌금도 하고 방문 교회의 주보나 역사자료, 사진 등을 수집해 출석교회에 전시하고, 그 교회를 위해 지속적으로 기도해 줄 것도 당부했다.

장창일 김동우 이사야 양민경 기자 jangci@kmib.co.kr

사진=강민석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