승패 따라 ‘단일팀 논란’ 다를 듯
두 팀 모두 스위스·스웨덴에 패
코리아, 객관적 전력은 日에 밀려
세라 머리 감독이 이끄는 ‘팀 코리아’가 마지막 자존심을 지킬 수 있을까.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 아이스하키 남북 단일팀이 14일 오후 4시40분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일본과 B조 조별리그 3차전을 치른다.
중요한 일전이다. 남북한과 일본은 스포츠뿐만 아니라 정치·외교에서 복잡하게 얽혀 있어 늘 한일전은 큰 관심을 끈다. ‘머리호’가 이긴다면 무리하게 추진한 단일팀 논란이 어느 정도 사그라질 수 있다. 1차전과 2차전 완패에 따른 비난도 잠들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진다면 ‘팀 코리아’는 더 큰 상처를 입을 수밖에 없다.
단일팀과 일본은 1, 2차전에서 모두 나란히 패했다. 조별리그 탈락이 확정됐다. 다만 그동안 경기 내용을 들여다보면 단일팀이 불리해 보인다. 이번까지 올림픽에 3번 출전한 일본은 스웨덴과 1차전 때 유효 슈팅에서 31대 26으로 앞서는 등 대등한 경기를 펼쳤다. 1대 2로 아깝게 졌다. 스위스와 2차전에선 유효 슈팅에서 38대 18로 크게 앞서고도 골 결정력 부재로 1대 3 패배를 당했다. 반면 단일팀은 스위스를 상대로 유효 슈팅에서 8대 52로 크게 밀렸다. 스코어도 0대 8로 참패였다. 스웨덴과 경기에서도 유효 슈팅 19대 50을 기록하며 0대 8로 무너졌다. 세계랭킹 22위인 한국은 9위 일본을 상대로 7전 전패를 기록 중이다. 한국은 지난해 삿포로 동계아시안게임에서 일본에 0대 3으로 무릎을 꿇었다.
그러나 경기 결과를 예단하기는 이르다. 기량뿐만 아니라 정신력이 경기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머리 감독은 스웨덴전이 끝난 뒤 “한국과 일본 간 역사적 문제 때문에 우리 선수들이 일본전에서 더 힘을 낼 것 같다. 우리 선수들은 일본을 최대 라이벌로 보고 있다”고 단일팀 분위기를 전했다.
송동환 KBS 해설위원은 13일 국민일보와의 통화에서 “단일팀이 지난 두 경기에서 유럽팀을 상대로 고전했다”며 “일본은 우리보다 한 수 위의 전력이지만 신체조건은 우리와 비슷하다. 우리 선수들이 ‘일본에게는 질 수 없다’는 각오로 경기에 나선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이어 “단일팀의 골 결정력이 너무 약하다. 일본전에선 박종아 같은 공격수들이 살아나야 승산이 있다”고 덧붙였다.
힘든 1, 2차전을 치른 단일팀은 이날 예정됐던 훈련을 취소했다. 머리 감독은 두 경기 연속 대패로 충격을 받은 선수들이 휴식을 취하며 일본전 각오를 다지는 게 더 낫다고 판단한 듯하다.
강릉=김태현 기자 taehyun@kmib.co.kr
사진=윤성호 기자
‘팀 코리아’ 마지막 자존심 지킬까… 오늘 日과 숙명의 대결
입력 2018-02-14 05: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