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년 사상 최고치를 돌파하는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가운데 특히 금융·부동산업 관련 해외 투자가 5년 새 3.5배나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저금리 환경에서 상대적으로 자산 상승 기대가 높았던 미국 등 해외 금융·부동산업으로 투자가 몰린 것인데, 위기 시 재무구조에 부담을 줄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한국은행 국제무역팀 이용대 과장 등은 12일 BOK 이슈노트에 ‘최근 해외 직접투자의 주요 특징 및 영향’ 보고서를 게재했다. 2017년 상반기 내국인의 해외 직접투자 규모는 236억 달러로 반기 기준 사상 최고치이며 2016년 전체로는 352억 달러로 역시 연간 기준 역대 가장 많은 액수였다.
보고서는 금융·부동산업 관련 투자 비중에 주목했다. 관련 투자는 2011년 37억 달러에서 2016년 130억 달러로 3.5배 증가했으며, 전체 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13%에서 37%로 늘어났다. 이중 48%는 상업용 부동산 경기가 좋았던 미국에 집중됐다.
반면 제조업 해외 직접투자는 2011년 101억 달러에서 2016년 78억 달러로 줄어들었다. 대신 단순 저임금 혜택을 위한 진출이 줄고, 현지 시장 진출 목적의 수평적 투자가 늘었다. 한은은 특히 2016년에서 2017년 상반기까지 신기술 확보 목적의 해외 인수·합병(M&A) 투자가 급증했다고 밝혔다. 삼성의 자동차용 전기전자 제조업체 하만 인수와 네이버의 일본 로봇 제조사 윈클 합병이 대표 사례다.
보고서는 미국발(發) 금리 인상 움직임 등으로 향후 자산가격 변동이 나타나면 해외 금융·부동산업 투자에 집중한 국내 투자기관의 재무구조가 급변할 수 있으므로 모니터링을 강화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우성규 기자 mainport@kmib.co.kr
해외 부동산·금융 투자 3.5배나 늘었다는데…
입력 2018-02-12 19:45 수정 2018-02-12 19: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