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움의 한 풀었다… 부산 부경중·고교 50∼80대 특별한 졸업식

입력 2018-02-12 21:42

배움의 한을 가슴에 품고 살아온 50∼80대 늦깎이 ‘부산 아지매들’의 특별한 졸업식이 열렸다. 부산 장림동 부경중·고교(교장 조문수)는 중학교(123명) 및 고등학교(103명) 졸업식(사진)을 12일 은항교회(이한의 목사) 비전센터에서 개최했다.

평생을 가슴앓이하면서도 주변에 털어놓기 어려웠던 서러움을 떨쳐내고 이날 당당하게 졸업한 50∼80대 여성들의 사연은 다양했다. 졸업생 중 맏언니 김윤희(81) 학생은 힘들게 자녀들을 키우면서 배움의 기회를 놓쳤다가 중학교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하고 고교에 진학했다. 최모(60) 학생은 25년 전 남편과 사별한 뒤 홀로 남매를 키웠다. 그는 사회복지관에서 생활관리사로 독거노인을 돌보면서 어렵사리 중학교 과정을 마쳤다.

조모(52) 학생은 간호조무사로 가정을 돌보며 주경야독 끝에 이번에 고교를 졸업하고 대학 사회복지과에 진학, 또 다른 이웃을 위한 삶을 준비하고 있다.

부산=윤봉학 기자 bhyoon@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