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 대통령과 꼭 평양에 오세요”… 김여정, 김정숙 여사에 인사

입력 2018-02-12 05:03
문재인 대통령과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이 10일 청와대에서 고 신영복 교수와 이철수 판화가의 작품을 배경으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11일 오후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과 대화를 나누고 있다. 뉴시스
9일 강원 평창올림픽플라자에서 열린 평창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공동입장 때 문재인 대통령, 김정숙 여사, 김여정 북한 노동당 중앙위 제1부부장, 김영남 북측 고위급 대표단장이 자리에 일어서서 환영 하고 있다. 뉴시스
2박3일 방남 마치고 北으로

임종석 실장, 비공식 환송 만찬

金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해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았다” 언급

文 대통령과 4차례 만나… 매일 대면


김여정 노동당 중앙위원회 제1부부장을 비롯한 북한 고위급 대표단의 2박3일 방남 기간 우리 측은 문재인 대통령과 정부 외교안보 라인 인사들이 모두 나서서 이들을 최고 수준으로 환대했다.

김여정은 방남 마지막 날인 11일 서울 중구 국립중앙극장에서 열린 삼지연관현악단의 공연이 끝난 후 문 대통령의 부인 김정숙 여사에게 “늘 건강하세요, 문 대통령과 꼭 평양을 찾아오세요”라며 거듭 초청 의사를 밝혔다. 청와대와 정부의 환대에 마지막까지 적극 화답한 것이다.

김여정은 앞서 임종석 대통령 비서실장이 서울 중구 반얀트리 호텔에서 주재한 비공식 환송 만찬에 참석했다. 김여정은 임 실장의 건배사 요청에 “제가 원래 말을 잘 못한다. 솔직히 이렇게 갑자기 오게 되리라 생각 못했다”며 “생소하고 많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했는데 비슷하고 같은 것도 많더라”고 말했다. 이어 “하나 되는 그 날을 앞당겨 평양에서 반가운 분들을 다시 만나기를 바란다”고 건배사를 했다. 김영남 최고인민회의 상임위원장은 “어제 아이스하키 경기에서 ‘우리는 하나다’ 구호를 보고 눈물을 흘렸다”고 했다.

앞서 김여정 일행은 이틀 간 묵었던 서울 광진구 워커힐 호텔에서 이낙연 총리와 오찬을 했다. 김영남은 오찬에 참석한 강수진 국립발레단장에게 “통일 전에 평양에서 발레공연을 해주면 좋지 않겠느냐”고 했고, 임동원 전 통일부 장관에겐 “경평축구대회를 다시 하면 좋지 않겠느냐”고 묻기도 했다. 경평축구대회는 1946년 마지막으로 열린 남북 친선 축구대회다.

정부는 2박3일 동안 북한 고위급 대표단을 최고 수준으로 환대했다. 특히 문 대통령은 김여정과 사흘간 매일 일정을 함께했다. 방남 첫날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장에서 만난 데 이어 둘째 날인 10일에는 청와대에서 면담과 오찬을 함께했다. 마지막 날에는 서울 국립극장에서 삼지연관현악단 공연까지 함께 관람했다. 만난 횟수는 4차례다.

북한 대표단은 지난 9일 오후 인천국제공항에 도착했다. 김여정은 특히 이른바 ‘백두혈통’으로서는 처음으로 남측을 방문해 눈길을 끌었다. 곧바로 평창으로 이동한 이들은 평창올림픽 개회식이 열린 올림픽스타디움의 귀빈석에 자리를 배정받았다. 김여정은 특히 입장할 때 김 상임위원장보다 앞서 문 대통령과 악수하기도 했다. 고위급 대표단장이 북한 헌법상 수반인 김영남이긴 했지만 김여정이 지닌 실질적 위상이 그만큼 높다는 뜻이기도 했다.

김여정 일행은 방남 둘째 날인 10일 청와대에서 문 대통령을 만난 자리에선 오빠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의 친서를 직접 전달했다. 대표단은 청와대 방문 후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경기를 보기 위해 강릉으로 이동했다. 앞서 조명균 장관 주재로 스카이베이 경포호텔에서 만찬도 함께 했다. 김여정은 최문순 강원지사가 “서울 방문이 처음이시죠. 어떻습니까”라고 하자 “처음입니다. (하지만) 낯설지 않습니다”고 답했다.

김여정 일행은 삼지연관현악단 공연 관람을 마지막으로 공식일정을 마치고 밤늦게 인천국제공항으로 이동, 김정은 전용기인 ‘참매-2호’를 타고 북측으로 돌아갔다.

윤성민 문동성 기자 woody@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