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 등 성과급 수백%
4대銀 2300여명 희망퇴직
주요 시중은행이 ‘역대급’ 실적을 올려 성과급 잔치를 벌이는 중에도 인력 감축을 이어갔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2300여명의 은행원이 은행을 떠났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KEB하나·우리은행)은 지난해 7조3886억원의 당기순이익을 올렸다. 특히 국민은행과 하나은행은 역대 최대 실적을 올렸다.
눈부신 실적을 바탕으로 성과급 잔치도 벌어졌다. 국민은행은 기본급의 200%에 해당하는 연말 특별 성과급을 줬고, 올해 1월에도 기본급의 100%를 추가 지급했다. 하나은행도 기본급의 200%를 성과급으로 건넸고, 관리자급 이하 직원에게는 200만원의 현금도 나눠줬다. 우리은행은 올해 초, 신한은행은 지난해 말 성과급을 지급했다.
하지만 금리 인상기에 이자 장사로 배불렸다는 눈총이 따갑다. 지난해 4대 금융지주·은행은 이자로만 26조원을 벌었다. 이들 은행의 영업이익 가운데 이자가 차지하는 비중은 80%(신한 86.3%, 국민 83.9%, 우리 80.6%, 하나 76.4%)에 달했다.
새해 들어서도 시중은행들은 미국 시장금리 오름세에 편승, 대출금리를 속속 올리고 있다. 지난해 말 3% 중반에서 4% 중반 수준이었던 은행권 혼합형 주택담보대출 가이드금리는 올 들어 약 0.2% 포인트가량 오르며 상단이 5% 수준까지 치솟았다.
은행은 여유가 생겼지만 조직 감축의 고삐는 바짝 죄었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올해 초까지 4대 시중은행에서 2300여명이 희망퇴직했다. 퇴직급여 비용만 1조353억원에 달했다.
민영화로 퇴직금 한도가 풀린 우리은행은 지난해 7월 1011명이 떠났다. 2016년과 지난해 3월 각각 300명 정도였던 희망퇴직자 수가 3배 이상 늘었다. 신한은행도 올해 1월 780여명이 희망퇴직을 신청해 700여명이 퇴직했다. 기존에 부지점장 이상으로 한정했던 대상자를 근속연수 15년 이상, 1978년 이전 출생으로 넓혀 퇴직자 수가 증가했다. 국민은행에서는 400여명, 하나은행에서도 207명이 희망퇴직금을 받고 은행을 떠났다.
홍석호 기자 will@kmib.co.kr
은행 실적 잔치 속… 감원 칼바람 여전
입력 2018-02-12 05: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