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응원단이 쓴 가면은 ‘젊은 김일성’?

입력 2018-02-11 19:09
북한 응원단이 10일 강원도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열린 여자 아이스하키 예선전 코리아-스위스 경기에서 ‘김일성과 유사한 외모의 인물’ 가면을 들고 응원해 논란이 일고 있다.강릉=김지훈 기자

“北 정서상 불가능한 일”
“김일성 역 맡는 배우 얼굴”

북한 응원단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여자아이스하키 남북단일팀 첫 경기 응원과정에서 쓴 남성 얼굴 가면이 김일성 주석의 젊은 시절 얼굴과 닮았다는 추측이 나와 11일 진위를 두고 논란이 일었다. 야당 측은 ‘전범의 가면을 쓴 행위’라며 강하게 반발했다.

탈북인들은 “최고 존엄의 얼굴을 가면으로 사용하는 건 북한 정서상 불가능한 일”이라고 입을 모았다. 탈북인 단체 관계자는 “북한응원단 가면 사진을 봤다. 김일성이 아닌 일반 북한 남성의 모습으로 보인다”며 “우상화된 사람의 얼굴을 가면으로 만들어 쓰는 것은 북한 체제에서 용납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통일부도 이날 “현장의 북측 관계자에게 확인한 결과 김일성 숭배의 의미는 전혀 없고 그런 식으로 (김일성을) 표현할 수 없다는 사실을 확인했다”고 공식입장을 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여전히 “가면의 주인공은 김일성 역할을 주로 맡는 북한 배우 이영일인데 이것이 김일성 찬양과 뭐가 다른가”라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는 경기장 내 정치·민족·이념적 선전행위를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탈북인 단체 관계자는 “굳이 김일성 가면이 아니어도 응원단이 김일성이나 김정일을 연상케 하는 응원에 나선다면 스포츠 정신에 위배되고 외교적 문제로까지 비화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이번 올림픽에서 북한의 체제선전 논란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북한 예술단이 8일 강릉아트센터 공연에서 부른 마지막 곡의 가사가 문제가 됐다. 대북연구단체 관계자는 “‘해와 별이 찬란한 통일의 날 다시 만나요’에서 해와 별은 김일성과 김정일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강릉=이형민 심우삼 기자 gilels@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