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에 4000억 풀린다… 현대중공업 임단협 타결

입력 2018-02-12 05:02

회사 양보로 설 전 마무리
1인 평균 2400만원 지급

“앞으로가 더 걱정” 지적도


현대중공업 노사가 2016∼2017년 2년치 임금·단체협약을 타결하면서 설 명절을 앞두고 지역에선 안도의 한숨을 내쉬는 분위기다.

11일 현대중공업 등에 따르면 중공업 노사는 지난 9일 합의안이 조합원 찬반투표를 통과 하면서 13일 울산 본사에서 조인식을 갖기로 했다. 경영위기 극복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교섭을 빨리 매듭지어야 한다는 여론에 회사가 결국 양보안을 내놓으면서 어렵사리 타결이 됐다.

이에 따라 근로자들은 인당 평균 2400만원의 현금을 받게 된다. 근로자수를 2만명 안팎으로 계산하면 4000억원 이상의 목돈이 풀리는 셈이다. 지역 상권들은 이 돈이 소비로 이어지면 지역 경기가 다소 살아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하지만 중공업 경기전망이 밝지 않아 앞으로도 문제가 이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1분기 기업경기실사지수(BIS) 전망치에 따르면 2015년과 2016년 최악의 수주가뭄 여파가 올해 실적악화로 이어져 경영난이 심화될 것으로 분석됐다.

노사 관계 전망도 밝은 것만은 아니다. 2016∼2017년 2년치 임금·단체협약이 타결됐지만 당장 2018년 임단협이 오는 5월부터 시작된다. 협상과정에서 파업 등 극단적인 투쟁으로 이어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조선업 경기가 여전히 어려운데다 위기 극복을 위한 회사의 구조조정도 불가피한 상황이어서 노사 갈등의 소지가 다분하기 때문이다. 회사 관계자는 “현재의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노사가 한마음으로 뭉쳐 장기 침체 상황인 조선산업 부활과 지역경제 회복을 위해 노력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울산=조원일 기자 wcho@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