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리산 자락에 자리한 작은 도시 산청군이 3년 연속 인구 증가와 경제활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면서 새로운 활력을 되찾고 있다.
경남 산청군은 65세 이상 노인인구가 전체인구의 33%를 차지하는 초고령 지역으로 지난해 출생자 193명, 사망자 484명으로 사망자 숫자가 출생자보다 2배가 넘지만 전체 인구는 3년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산청군의 인구는 1972년 10만명을 정점으로 지속적인 인구감소를 겪어 2009년 말엔 인구가 3만4921명까지 줄어들었다. 군은 2010년부터 중장기 인구 증가정책을 수립해 추진하고 있다.
2014년 민선6기 출범 이후 산청군은 부자산청, 교육산청, 녹색산청, 관광산청을 군정방침으로 삼고 본격적인 ‘살기좋은 산청’ 만들기를 진행했다. 그 결과 감소하기만 하던 인구는 2010년부터 증가세로 돌아서 2015년 말 3만6000명 선을 회복했고 2017년 말 인구수는 전년대비 0.67%가 늘어난 3만6340명을 기록했다.
지난해 통계청이 발표한 ‘2016년 출생 통계’에 따르면 산청군의 출산율은 전국에서 13번째, 도내 군 지역에서는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산청군은 3년 연속 경남도내 군 지역 출산율 1위를 기록했다.
군은 가장 큰 이유에 대해 어린이집 공립화 등 교육여건이 우수해 젊은층의 귀농·귀촌 인구가 유입됐기 때문으로 분석하고 있다. 신안면 공립아동센터 건립 등 아이키우기 좋은 환경 조성과 정주여건 개선 시책이 실효를 거둬 출산율 증가에 기여하고 있다는 것이다.
첫째 100만원, 둘째 200만원, 셋째 이상은 1000만원을 지원하는 출산장려금 정책도 성과를 거두고 있다는 평가다. 셋째 이상은 건강보험료를 매월 3만원씩 5년간 지원한다.
산청군은 열악한 교육 환경이 인구 감소의 주요원인이라고 분석하고 2008년 3월부터 교육 인프라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립학원인 우정학사를 운영하고 있다. 지역 인재육성 및 교육환경개선을 위해 1999년 지방자치단체 최초로 공립법인인 사단법인 산청군향토장학회를 설립해 매년 다양한 장학사업을 펼치고 있다. 교육환경 개선, 학부모 교육비 부담완화 및 교육의 질 향상을 위해 산청 중·고등학교를 거점기숙형 중고등학교로 변경, 오는 3월 통합개교한다.
산청군은 ‘2016 전국 규제지도’ 조사·분석에서 경제활동친화성 분야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12월 말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주관하는 ‘2017년 전국기업환경지도’에서는 총 228개 기초 자치단체 중 경제활동 친화성 부문에서 전국 3위를 차지했다. 또한 지역별 소재기업의 행정만족도를 분석하는 기업체감도 조사에서도 과거보다 대폭 순위를 끌어올려 전국 16위를 차지하는 등 기업하기 좋은 지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지난해 군은 규제로 인한 애로사항 등을 해소해 기업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동시에 기업의 지역사회 활동을 장려하기 위한 산청군·산청군상공협의회 간 1대1 매칭 형식의 상생협력 업무협약을 체결해 지역경제 활성화에 함께 나서고 있다.
농업 의존도가 높은 산청군은 부자농촌 건설을 위해 지난 3년간 농업분야 예산을 해마다 20여% 증액하는 등 농업분야에 지속적으로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올해는 총 예산규모(4075억원)의 22.9%에 달하는 931억원을 농림해양수산분야에 투입하고 있다.
산청 곶감과 딸기 농가의 시설 현대화·개선 사업을 지원하고 모바일 등 급격하게 변화하는 유통채널에 대응해 농가소득향상을 모색하고 있다. 대전∼통영 고속도로 산청휴게소 상·하행선에 지난해 8월 문을 연 ‘산청군 로컬푸드 행복장터’는 개장 6주 만에 매출 1억원, 개장 11주 만에 매출 2억원을 달성하며 순항 중이다.
산청군이 직영하는 산엔청쇼핑몰 또한 2016년 12월 오픈 이후 11개월 만에 6억원 매출을 달성하는 등 소비자의 신뢰를 얻고 있다. 군은 주요 소득작물인 곶감과 딸기 외에도 1읍면 1소득작목 육성사업을 펼쳐 유통·홍보지원 등 농가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방법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산청군은 의료와 관광, 제품개발로 이어지는 웰니스 관광산업을 육성하고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약초테마파크인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진행되는 힐링 아카데미와 힐링 캠프를 통해 ‘웰니스관광 1번지 산청’의 이미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다. 특히 한방항노화산업과 웰니스 관광 활성화를 위해 2021년 산청 한방항노화 엑스포 개최도 추진하고 있다. 이외에도 산청 한방항노화 중장기 로드맵에 따라 포럼을 통한 사업화·제품개발과 한방항노화일반산업단지 기간 내 완공 등 한방항노화산업의 선두주자가 되기 위해 힘쓸 예정이다.
산청군은 정주여건 개선을 위해 2020년까지 옥산리 공공임대주택을 건립하고 2021년까지는 주민 숙원 사업인 도시가스를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허기도 산청군수는 “교육환경·정주여건 개선 등을 지속적으로 추진해 ‘살기 좋은 산청’을 만들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 허기도 산청군수
“한방항노화산업 바탕 웰니스 관광 1번지로”
“2021년 항노화엑스포를 추진해 산청을 대한민국의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성장시켜 나가겠습니다.”
허기도(사진) 산청군수는 지난 9일 “지리산과 천왕봉, 경호강 등 천혜의 자연자원을 품은 인구 3만6000명의 도시 산청군이 인구가 늘어나고 법인세가 증가한 것은 다양한 시책들이 실효를 거뒀기 때문”이라고 최근 활기를 띄는 산청군의 분위기를 설명했다. 허 군수는 “자연 자원과 국내 최대 규모의 한방테마파크인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한 한방항노화산업을 바탕으로 올해에는 ‘부자 산청’을 만들겠다”는 야심찬 포부를 밝혔다.
허 군수는 “산청군은 급격하게 변화하는 유통채널에 대응하기 위해 지속적으로 농업인 대상 모바일 마케팅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며 “군 직영 농특산물 온라인 장터인 산엔청 쇼핑몰을 운영하는 등 4차 산업혁명 시대에 대비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허 군수는 산청을 경남을 넘어 대한민국 대표 웰니스 관광지로 성장시켜 나가겠다는 의지도 피력했다. 그는 “한방항노화산업은 단순한 힐링산업에서 벗어나 의료와 관광, 제품개발로 이어지는 웰니스산업으로 전환해 나가야 한다”며 “동의보감촌을 중심으로 힐링 아카데미와 힐링 캠프를 활성화해 산청의 웰니스 이미지를 확고히 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허 군수는 또 “2021년엔 산청에서 한방항노화 엑스포를 개최할 예정”이라며 “동의보감촌 상부에 치유의 숲을 조성해 산림휴양 문화공간으로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역주민들의 정주여건을 개선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조성하기 위한 노력도 진행 중이다. 허 군수는 “2021년까지는 산청읍에 도시가스가 우선 공급될 전망”이라며 “주민들의 연료비가 크게 절감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산청읍 옥산리 일원에 LH 공공임대아파트 150가구를 2020년까지 건립할 예정이어서 생활환경도 크게 개선될 것”이라고 했다.
허 군수는 산청군을 체류·체험형 관광지로 만들겠다는 비전도 제시했다. 그는 “지리산 대원사계곡 생태 탐방로 조성사업이 올해 완료되면 대원사 계곡의 자연을 온몸으로 만끽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청군은 또 대표적 성리학자인 남명 조식선생의 선비문화를 계승·발전시키기 위해 한국선비문화연구원의 연수시설과 각종 교육프로그램을 확충하고, 문익점 선생이 목화를 처음 재배한 목면시배유지도 관광자원화 할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산청=이영재 기자 yj3119@kmib.co.kr
‘부자 산청’ ‘교육 산청’ 올인에… 산청군, 인구 유입 쑥쑥
입력 2018-02-12 20: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