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이란 선수들에게 대회 후 반납 조건 삼성전자 ‘갤럭시 노트8’ 무상 지급 결정

입력 2018-02-08 22:00 수정 2018-02-09 00:23

평창 동계올림픽에서 삼성전자의 간판 스마트폰 ‘갤럭시 노트8’이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국제 경제 제재를 받고 있는 북한과 이란 선수들만 무상 지급 대상에서 제외되면서다. 결국 이란 선수들에게는 조건부로 기기가 제공됐다.

앞서 삼성은 평창올림픽 참가 선수와 스태프들에게 갤럭시 노트8 4000대를 무상 지급했으나 북한 선수 22명과 이란 선수 4명은 제외했다. 100만원을 호가하는 갤럭시 노트8을 지급했다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이들 국가를 상대로 시행 중인 경제 제재 결의를 어길 수 있다는 조바심에서였다. 첨단 기술이 집적된 갤럭시 노트8이 군사적 목적으로 쓰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작용했다.

이란에선 격렬한 반발이 일었다. 이란 외교부는 7일 오후(현지시간) 주이란 한국대사에게 전화로 항의하고 8일에는 직접 불러 항의했다. 모하마드 자바드 자리프 외무장관은 언론에 “삼성전자가 이번 결정을 사과하지 않으면 갤럭시 스마트폰을 쓰지 않겠다”고 말했다. 이란 시민들도 트위터 등 SNS에 “#Bansamsung(삼성을 제재한다)”는 해시태그를 붙여 분노를 쏟아냈다.

논란이 커지자 평창올림픽조직위원회는 북한과 이란 선수들에게 대회가 끝나면 반납하는 조건으로 기기를 나눠주기로 결정했다. 조직위 관계자는 이란 선수 4명은 각자 기기를 받아갔지만 북한 선수단은 이를 거부했다고 밝혔다.

조효석 기자 promene@kmib.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