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흐 IOC 위원장 “남북 공동 입장·단일팀 경기 역사적인 순간 만들어낼 것”

입력 2018-02-07 23:52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7일 강원도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132차 총회 결과를 발표하고 있다. 그는 “평창 동계올림픽 개회식에서 남북 선수단의 공동 입장이 가장 감동적인 장면일 것”이라고 말했다. 평창=김지훈 기자

토마스 바흐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이 2018 평창 동계올림픽 개막식에서 이뤄지는 남북 선수단의 공동 입장과 단일팀 경기를 ‘역사적 순간을 만드는 일’이라고 표현했다.

바흐 위원장은 IOC총회가 끝난 직후인 7일 오후 6시쯤 평창 메인프레스센터(MPC)2 강원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북한 선수단이 참가해 한국 선수들과 공동입장하고,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이 경기를 하면서 역사적 순간을 만들어낼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특히 개인적 설렘을 숨기지 않았다. 바흐 위원장은 “나 역시 분단 됐던 국가에 살던 시절에 국가대표로 경기에 출전했다”며 “나에겐 (남북 공동입장과 단일팀 경기가) 특히 감동적인 순간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바흐 위원장은 독일이 동독과 서독으로 분단됐던 시절인 1976년 몬트리올올림픽에 서독 펜싱 선수로 출전해 금메달을 목에 걸었다. 그는 오는 10일 열릴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의 첫 경기를 현장 관람할 계획도 있음을 내비쳤다.

바흐 위원장은 2000년 시드니 하계올림픽 때 남북 공동입장을 조율하던 추억을 회상하기도 했다. 그는 “당시 최초로 이뤄진 남북 공동입장 때에도 유니폼, 기수 등 개회식 직전까지 여러 문제가 있었지만, 마침내 남북 선수들이 서로 손을 잡고 입장했다”며 “이것이 올림픽의 이상이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는 ‘북한선수가 평창올림픽에 참가하도록 IOC가 어떤 노력을 했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는 2014년부터 동계 종목 북한 선수들이 평창올림픽에 참가할 수 있도록 특별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했고, 북한 민족올림픽위원회(NOC) 측에도 참가를 환영한다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보냈다고 설명했다.

평창올림픽 준비와 관련해서는 후한 점수를 줬다. 그는 “경기장들을 직접 방문했는데, 준비가 잘 돼 있는 것을 보고 벅찼다”며 “이 대회가 최고의 동계스포츠 선수들을 맞이할 대회가 될 것을 확신했다”고 했다. “자원봉사자들의 미소가 평창을 찾는 이들에게 좋은 경험을 선사할 것 같다”고도 했다.

한편, 세라 머리 남북 여자 아이스하키 단일팀 감독은 이날 강릉 관동하키센터에서 단일팀 분위기와 관련해 “내가 기대한 것 이상으로 팀 분위기가 좋다”며 “처음 북한 선수들의 합류 소식을 듣고는 최악의 상황을 떠올렸는데, 실제로 부닥쳐보니 환상적”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제 우리 선수들은 단일팀이 하나의 가족이라고 모두 받아들이고 있다”고 말했다.

평창=허경구 기자 nine@kmib.co.kr

사진=김지훈 기자